[ 노경목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반도체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반도체 희망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9회 반도체의 날’ 기념행사에서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반도체 희망펀드 투자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조성된 희망펀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와 장비 및 소재 기업에 주로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500억원, SK하이닉스가 25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으며 20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출자기관과 반도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유망기업 발굴과 기업의 성장을 위한 자문 등을 맡는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국내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반도체 희망펀드가 시스템 반도체 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산업 관계자 4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기념식에서 반도체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반도체산업 생태계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 가속화로 반도체 업계는 연일 위기와 변화를 맞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절대지존의 고지를 지켜내고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기업·대학·정부 간 협력을 견고히 해 반도체산업 생태계를 강화하자”고 말했다.
기념식에선 반도체산업에 기여한 이들에 대한 포상도 했다. 세계 최초로 10㎚(나노미터)급 D램 공정을 개발한 정은승 삼성전자 부사장이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국내 최초로 반도체 세정 및 코팅 분야 산업을 개척한 전선규 미코 대표는 동탑산업훈장을, 초고속 메모리반도체 개발을 주도한 전준현 SK하이닉스 상무는 산업포장을 받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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