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압수수색에 유진룡의 '청와대 인사전횡' 폭로까지…문체부 '만신창이'

입력 2016-10-27 22:41  

'문화융성' 내세운 박근혜 정부서 사상 최대 위기

직원들 "이 정도일 줄은…비리 온상처럼 비쳐 곤혹"
김종 차관 "더블루케이 최순실 회사인 줄 몰랐다" 해명



[ 김희경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검찰 압수수색과 유진룡 전 장관의 청와대 인사압력 폭로 등으로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운영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에 시달리던 문체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화융성’을 국정기조로 삼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고조됐던 분위기는 바닥에 추락한 지 오래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은 27일 세종시에 있는 문체부 문화산업콘텐츠실과 체육정책실 국장급 공무원 2명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광화문에 있는 창조경제사업단 사무실, 미르·K스포츠재단 이사장 사무실 및 자택 등 총 7곳이 해당됐다. 전날 두 재단을 포함해 최순실 씨의 자택과 개인회사 등 9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지 하루 만에 2차 압수수색에 나섰다.

초유의 사태에 문체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체부의 한 간부는 “오후 1시께 검찰 수사관들이 찾아와 미르·K스포츠榮騈?설립에 관한 자료들을 가져갔다”며 “검찰 압수수색까지 받게 된 초유의 사태에 다들 놀라고 경직돼 있다”고 전했다.

2014년 7월 물러난 유 전 장관이 연일 청와대를 향해 날선 목소리를 내면서 문체부는 더욱 당황하고 있다. 유 전 장관은 잇단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의 인사 전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2014년 10월 1급 공무원 6명이 일괄사표를 제출한 배경에 대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시 김희범 문체부 1차관에게 명단을 주면서 1급 실·국장들을 자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 작업을 마무리한 뒤 6개월 만인 지난해 2월 김희범 차관도 옷을 벗었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사업에 걸림돌이 될 만한 이들을 미리 내친 것이라는 게 유 전 장관의 설명이다.

2013년 9월 노태강 체육국장과 진재수 체육정책과장이 대기 발령 조치를 받은 데 이어 올 들어 두 사람 모두 명예퇴직한 것도 청와대의 외압이 작용한 결과라고 유 전 장관은 주장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대회 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측에 밉보여 결국 사직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 문체부 직원은 “과거 인사 관련 잡음과 검찰의 압수수색이 겹치면서 문체부가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외부에 비치고 있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연이은 폭로에 해당 관계자들은 두문불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지목됐던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은 다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두 사람은 인터뷰 제의를 한사코 고사하며 현 직장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노 전 국장은 대한체육회 협력단체인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이?진 전 과장은 한국대학스포츠 총장협의회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반면 김종 2차관은 연이은 의혹에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김 차관은 최씨의 회사 ‘더블루케이’ 계약에 관여하고 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그는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더블루케이가 최씨가 있는 회사인지 내가 어떻게 알았겠느냐. 대표를 우연히 마주쳤던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 사업이 지난 8월에 중단됐던데 내가 알고 있었으면 그걸 끊으라고 했겠느냐”고 말했다.

더블루케이는 K스포츠재단 설립 하루 전날인 지난 1월12일 세워진 스포츠사업 벤처기업이다. 최씨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K스포츠재단 자금을 독일로 빼돌리기 위해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블루케이 전 대표인 조모씨는 26일 검찰에 소환됐다. 여기서 더블루케이가 문체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맺은 장애인 펜싱팀 선수 에이전트 계약에 김 차관이 개입됐다는 증언도 새로 나왔다. 조씨 측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김 차관을 만나 회사를 소개했더니 GKL 선수단 창단 및 선수 용역 계약에 대해 김 차관이 물어봤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우연히 마주쳐 설명을 듣고 ‘잘해보세요’라고 말한 게 끝이었다”고 개입설을 부인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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