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잇단 임상중단 공개
[ 조미현 기자 ] 유한양행이 차세대 신약으로 꼽은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전격 중단했다. 임상시험에만 100억원가량을 투자했지만 치료 효과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사태 이후 국내 제약사의 임상 중단 공개가 잇따르고 있다.
유한양행은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의 국내 임상시험 2상 결과가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고 27일 공시했다.
YH14618은 단백질 일종인 펩타이드를 재료로 하는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다. 수술 없이 척추 부위에 직접 주사해 디스크를 재생하는 의약품이다.
유한양행은 이 약이 통증 치료 및 디스크 재생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2009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옛 엔솔테크)에서 기술을 도입했다.
유한양행은 임상시험 2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할 계획이었다. 퇴행성 디스크는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YH14618이 임상에 성공하면 최초 신약이 될 수 있었다.
유한양행이 이 치료제의 임상시험에 투입한 비용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100억원에 이른다. 유한양행은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력을 높게 보고 2011년 45억원을 투자해 이 회사 지분 20%도 사들였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관리 반환 및 기술 활용 등에 대해서는 엔솔바이오사이언스와 논의할 예정”이라며 “지분 정리 등과 관련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사태 이후 국내 제약사들의 임상 정보 공개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녹십자도 최근 미국에서 하던 혈우병 치료제 임상시험 중단을 자진해서 공개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공시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라고 판단해 임상 중단 사실을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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