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샤 무니브 < 플래츠 유가담당 선임전문가 >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 셰일오일업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겠다며 대대적인 증산으로 가격 약세를 부추긴 지 거의 2년이 지났다. 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원유 가격이 지금은 50달러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원유시장에서 미국 셰일업계를 밀어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동시에 OPEC 회원국의 피해도 컸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 악화로 이제는 원유 가격을 올리기 위해 감산을 시도하고 있다. 다음달 OPEC 회의에선 감산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OPEC 회의에 기대가 크지 않다. 원유공급 과잉을 해소할 만큼의 합의가 이뤄질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선 어떤 종류의 감산합의라도 가격 지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소한 하락세를 막을 수는 있어서다. 그러나 실상을 알고 보면 기대할 만한 내용이 못 된다. 플래츠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OPEC은 지난 8월 모두 3313만배럴의 원유를 뽑아냈다. 논의되고 있는 감산 목표는 3250만~3300만배럴이다. 과연 이 정도 감산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올 들어 대 섭?배럴당 50달러를 밑돈 유가에 자극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다음달 OPEC 회의에서는 할 일이 많다. 이란 등의 반발을 고려해야 하고 비(非)OPEC 산유국과도 논의를 마무리해야 한다. 국가별 감산 배정량을 정하고 합의 위반에 따른 벌칙도 도출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이뤄질 때까지는 가격 변동이 제한적일 수 있다. 불확실성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작용한다.
OPEC은 장기간의 증산으로 시장 주도권을 쥐었다. 지금은 감산을 통해서도 ‘원유시장의 운전대’를 놓지 않으려는 시도가 성공을 거둘지 기로에 놓여 있다. 확실한 것은 OPEC 감산 합의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샤 무니브 < 플래츠 유가담당 선임전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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