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Style] 자전거 '폼' 나게 탄다

입력 2016-10-29 18:05  

자전거족 늘어 의류·용품 출시 잇따라
사이클링 브랜드 영국 라파, 상륙

대형마트엔 전문매장 등장
아웃도어업체도 브랜드 내놓고 자전거족 공략



[ 이수빈 기자 ] 서울 청담동에는 자전거 카페인 바운더리가 있다. 데상트코리아의 스포츠 브랜드 르꼬끄가 지난 6월 연 곳이다. 르꼬끄는 이곳에서 자전거 의류와 관련 용품도 판매한다. 원래 이곳은 르꼬끄 의류를 판매하는 핵심 매장이었다. 다양한 스포츠 의류를 팔던 곳을 자전거 전문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근처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이곳에 와서 커피를 마시고 자전거 의류도 둘러볼 수 있는 곳이라는 게 르꼬끄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전거 의류가 스포츠 패션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래 스포츠 패션의 꽃은 아웃도어였다. 2000년대 중반부터 등산복 열풍이 불면서 아웃도어업체들이 스포츠 패션 시장을 지배했다.

그동안 자전거 마니아들은 한강 다리 밑에서 판매하는 자전거 의류를 구입하거나 해외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직구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자전거를 타?바이크족(族)은 매년 늘어나는데 이들을 만족시키는 의류 브랜드는 국내에 거의 없었다”며 “등산복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자전거 패션이 아웃도어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전거를 전문적으로 타는 마니아뿐 아니라 출퇴근할 때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어서 소비자층이 넓다”고 덧붙였다.

스포츠 패션 업체들은 아웃도어 위주였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거나, 기존 브랜드에 자전거 의류 라인을 새로 론칭해 제품을 내놓고 있다.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무역은 지난해 스위스 사이클링 브랜드인 스캇(Scott)을 인수했다. 스캇은 사이클링 자전거와 자전거 의류, 관련 용품을 판매한다. 사이클링 마니아를 겨냥해 전문 스포츠 의류도 판매한다. 또 다른 아웃도어 패션 업체 블랙야크도 작년에 미국 자전거 의류 브랜드인 나우(nau)를 인수했다. 나우는 평소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주말에는 가볍게 운동을 즐기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몽벨 역시 작년부터 자전거 의류를 내놓기 시작했다.


영국의 고급 사이클링 브랜드 라파는 지난달 서울 압구정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라파클럽하우스를 열며 한국에 진출했다. 이 브랜드는 간결한 디자인으로 차별화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자전거 마니아 사이에서는 ‘한강 교복’으로 불린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옷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표 상품은 크로스 컬렉션이다. 저지 소재로 제작해 신축성이 좋다. 단색 위주 디자인이 많아 화려한 스포츠 의류?꺼리는 젊은 층 소비자가 주로 찾는다.

대형마트에는 자전거 전문 매장이 생겼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최초로 자전거 전문매장인 바이크라운지를 지난 7월 서울 구로점에 열었다. 자전거업체 알톤과 협업해 이곳을 기획했다. 롯데마트 구로점은 안양천 인근에 있어 바이크족이 많이 방문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바이크라운지는 자전거부터 의류, 관련 용품까지 모두 판매하는 매장이다. 스틸, 알루미늄, 카본 등의 재질로 제작한 자전거를 사용자 취향과 생활 습관 등에 따라 추천해준다. 또 이와 걸맞은 전문 자전거 의류와 액세서리 등의 상품도 알려준다. 홍태균 롯데마트 스포츠 상품기획자(MD)는 “최근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활자전거와 고급 스포츠 자전거 수요가 모두 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내년에 바이크라운지를 4~5곳 더 열 예정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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