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동메달 딴 뒤 상승기류…최근 열린 대회 모두 톱5
사임다비와 '찰떡궁합'…4년간 번갈아 우승·준우승
양희영, 뒷심 부족 공동 3위
[ 최진석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임다비말레이시아(총상금 180만달러·약 20억6000만원)는 선수들에게 인내심을 요구하는 대회였다. 낙뢰와 비바람 등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이었다. 가혹한 여건 속에서도 펑산산(중국)의 흔들림 없는 경기 운영이 빛났다. 3라운드 후반부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선 펑산산은 30일(한국시간) 최종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첫 승이다.
◆올림픽 효과? 절정의 펑산산
대회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G&CC(파71·6260야드)에서는 지난 29일 낙뢰로 3라운드가 4시간39분 동안 중단됐다. 이 때문에 1, 2라운드 선두를 달리던 양희영(26·PNS창호)을 비롯한 상당수 선수가 18개홀을 다 마치지 못했다. 30일 이어진 최종 4라운드도 낙뢰 예보 속에 열렸다. 다행히 낙뢰는 없었지만 무더위와 바람이 선수들을 지치게 했다.
펑산산에게는 3라운드의 낙뢰가 기회였다. 장시간 경기가 중단된 뒤 재개됐지만 흐름을 잃지 않고 15번홀(파3), 16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17번, 18번홀을 파로 막은 펑산산은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여 양희영을 제치고 2타 차 단독 선두에 올랐다.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1번홀(파4)을 보기로 출발했지만 3번홀(파4)과 5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았다. 후반부에서도 11번, 14번, 15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 펑산산은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을 3타 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1, 2라운드 선두였던 양희영은 12언더파 272타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펑산산의 올 시즌 성적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졌다. 상반기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8월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상승 기류를 탔다. KEB하나은행챔피언십 3위, 푸본타이완챔피언십 2위 등 최근 열린 대회에서 모두 ‘톱5’에 이름을 올린 펑산산은 마침내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임다비말레이시아와의 궁합도 좋았다. 이 대회에서 펑산산은 2013년 준우승, 2014년 우승, 2015년 준우승, 올해 우승 등 최근 4년간 우승과 준우승을 번갈아 차지하며 ‘사임다비의 최강자’로 자리잡았다.
◆캐디 바꾼 리디아 고·장하나, ‘좋아요’
캐디를 바꾼 장하나(24·비씨카드)와 리디아 고(19·뉴질랜드)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날 현지 캐디를 고용한 리디아 고는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로 공동 12위에 올랐다. 그는 “2년 전 이 대회부터 제이슨 해밀턴(호주)과 함께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고, 이번에 변화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리디아 고는 새 캐디 게리 매슈스와 토토재팬클래식부터 함께 경기를 뛸 예정이다.
해밀턴은 장하나의 백을 메고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새로운 캐디와 호흡을 맞춘 장하나는 6번홀(파5)까지 버디 4개를 잡으며 펑산산을 1타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드라이버샷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이날 버디 4개, 보기 5개를 기록한 장하나는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로 리디아 고와 함께 공동 12위로 경기를 마쳤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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