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농사 기계화가 블루오션… 해외 진출도 시급"

입력 2016-10-30 19:33  

협동조합은 지금 …
윤여두 한국농기계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논농사 기계화 99%로 포화…채소·과수 맞춤형 장비 필요
중고기계 유통도 늘려야



[ 이민하 기자 ]
윤여두 한국농기계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침체된 농기계산업의 돌파구를 밭농사 기계화와 수출에서 찾고 있다. ‘트랙터 박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윤 이사장은 국내 농기계산업의 대표적인 1세대 인물이다. 국제종합기계 연구소장을 거쳐 동양물산 부회장 겸 동양물산 관계사인 지엠티 대표를 맡고 있다. 지엠티는 농기계에 부착해 사용하는 작업기 제조업체다. 윤 이사장은 “지금과는 다른 다변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체된 농기계산업이 살 길은 밭농사 기계화율을 높이고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밭농사용 다목적 기계 필요

한국농기계사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논농사(수도작) 기계화율은 경운·정지·이앙·수확 등 전 부문에 걸쳐 99% 이상 진행됐다. 농기계 사용이 늘어날 여지가 사실상 거의 없는 셈이다. 윤 이사장은 아직 기계화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밭농사 부문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계화율이 특히 저조한 파종·이식·수확 부문을 중심으로 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밭농사 기계화율은 경운·정지·방제 작업(95% 이상)을 제외한 파종·이식(4%), 비닐피복(64%), 수확(14%) 등에서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채소·과수·시설작물 등 밭농사 경작 면적은 77만ha로 논농사 경작 면적(96만ha)의 80% 수준이다.

윤 이사장은 “논 경작 면적에 육박하는 밭농사 지역이 농기계 잠재 시장이 될 수 있다”며 “과거에는 기계기술 부족으로 밭농사와 관련한 장비의 설계·제작이 불가능해 기계화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농기계업체들도 고추수확기 등 소단위 경작지가 많은 밭농사 지역에서 쓸 수 있는 다목적 농기계를 개발하고 있다.

◆수출로 돌파구 찾는다

윤 이사장은 농기계업체들의 수출 확대를 위해 업체 간 정보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국내 농기계업체들이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수출 지역 내 수요에 최적화한 맞춤형 농기계 연구개발(R&D)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농기계업체들의 수출 규모는 8억9100만달러(약 1조180억원)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수출 물량 중 절반 이상이 트랙터에 집중돼 있다. 윤 이사장은 “한국 농기계업체들의 미국 내 100마력 이하 트랙터 시장 점유율은 2~3% 수준으로 일본 구보다(점유율 50%)에 크게 뒤처져 있다”며 “고성능 농기계로 경쟁하는 故릿?지역별·농가별 수요에 맞춘 틈새시장 공략이 유효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중고 농기계 유통 활성화 필요

한국농기계사업협동조합은 영세한 농가에 대한 기계화 사업 지원과 중고 농기계 유통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윤 이사장은 “중소업체나 농가에서 보유한 중고 농기계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영세한 농가들이 고가 농기계를 개별 구매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 단위를 중심으로 한 농기계 공동구매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기계화율이 낮은 밭농사에서 농기계 보급을 늘리기 위해선 정책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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