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이대리] 인사철 경쟁 싫어…정치질 신경 끄고 산다

입력 2016-10-31 18:29   수정 2016-11-01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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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은 기자 ] “어휴, 세상살기 힘들다. 힘들어.”

지난 25일자 김과장 이대리 <부서 떠나려다 ‘배신자’로 찍히고 출근 일찍 하니 ‘용쓴다’고 뒷담화>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이 기사는 연말 인사철을 앞둔 직장인들의 속앓이를 다뤘다. 승진을 위해 치열한 물밑 작전을 벌이는가 하면, 다른 부서로 옮기려고 눈치보는 사례까지 다양했다.

수백여개의 댓글엔 대부분 걱정과 한숨이 배어 있었다. “며칠 전에 취직한 선배 결혼식에 갔더니 ‘취업 걱정만 하면 되니 취준생(취업준비생)이 부럽다’고 하더라. 지금 취준생 생활도 ‘헬조선(지옥 같은 나라)’인데 취업하고 나면 또 얼마나 헬조선일지 두렵다”(네이버 아이디 rkdc****), “내 일만 묵묵히 하면 절대로 진급불가다. 내 일 열심히 하면 요령 없다는 소리만 듣는다”(네이버 아이디 mnig****) 등의 댓글이 많았다.

이런 인사철 경쟁이 싫어 아예 포기하고 산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네이버 아이디 terr****)은 “그놈의 눈치보다 내가 먼저 죽을 것 같아서 요즘은 그냥 신경 끄고 산다. 그런 거 하나하나 의식하고 행동하면 피곤하고 인생에 도움도 안 된다”고 썼다. 또 다른 네티즌(네이버 아이디 y131****)은 “일만 열심히 해도 충분히 바쁘고 고단하다. 정치질까지 바라지 좀 마라”고 하소연했다.

같은 부서의 동료를 평가해야 하는 ‘동료평가제’에 대한 불만도 잇따랐다. mysp****라는 네이버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동료평가제라는 게 뛰어날수록 박한 평가를 받고 뛰어난 인재일수록 버티기 어려운 시스템”이라며 “결국 가장 무능하고 눈치 잘 보고 남을 잘 까내리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고 적었다. “이게 싫어서 회사를 나왔다. 내 옆 동료와 후배를 이겨야 좋은 점수를 받는 게 숨이 막혔다. 협력해야 할 대상과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게 너무 슬프다”(네이버 아이디 lees****)는 댓글은 다른 네티즌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받았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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