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승인 여부가 변수
[ 이상은 기자 ]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유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이커휴즈를 인수해 자사 석유·가스사업부와 합병할 계획이라고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베이커휴즈는 원유 시추와 사업성 평가, 컨설팅 등을 하는 회사다. 90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직원 수는 3만4000명에 이른다.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88억달러(36%) 감소한 157억달러였으며 영업이익은 7억달러였다.
두 회사는 합병 후 120개국에서 유전탐사, 원유 시추 서비스 및 관련 장비 판매, 유전·가스전 관련 컨설팅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법인의 예상 매출 규모는 320억달러(약 36조6000억원)에 이른다. 베이커휴즈는 현재 업계 5위 회사지만 GE와 합병 시 세계 1위 슐럼버거를 위협하는 2위 회사로 커진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이번 거래로 어떠한 시장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이상적으로 포지셔닝된 선도적 회사가 탄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법인 주식 가운데 62.5%는 GE가, 37.5%는 베이커휴즈의 기존 주주가 가진다. GE는 이를 위해 특별 배당 형태로 베이커휴즈 기존 주주에게 주당 17.5달러씩 총 74억달러(약 8조4700억원) ?지급하고, 이후 뉴욕증시에 합병 법인을 재상장할 계획이다.
합병 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로렌조 시모넬리 GE 석유·가스부문 CEO가 맡는다. 이멜트 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마틴 크레이그 현 베이커휴즈 CEO는 이사회 부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GE의 베이커휴즈 인수는 2014년 6월 이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관련 업계가 침체된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2020년까지 비용 절감 등 16억달러의 시너지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합병이 최종 성사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베이커휴즈의 경쟁사인 핼리버튼이 베이커휴즈를 인수하려 했으나 미국 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핼리버튼은 반독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70억달러어치 자산을 GE에 파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결국 실패해서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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