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정문엔 당연히 문주가 있어야한다? 정문에 꼭 경비실이 필요하다?’
이처럼 학교 정문이라면 으레 있어야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시설물들이 사라지고, 주위가 확 트인 대학 정문이 부산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경대학교는 올해 대학통합 2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해온 대학 정문 단장사업을 끝내고 1일 준공식을 가졌다.
새롭게 꾸며진 정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오랜 관행에 따라 상징구조물로 세우는 딱딱하고 높다란 문주(門柱) 같은 시설물이 없다는 점이다.
부경대는 1984년 설치한 문주 4개를 모두 없애는 대신 진출입 통행로를 18m(기존 15.6m)로 넓혔다. 통행자들의 시선과 공간을 빼앗던 구조물이 사라지자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더 안전하고 원활해졌다. 부경대는 문주 없는 정문을 통해 상아탑이라는 권위의 이미지를 벗고 안과 밖의 소통이 더 잘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학 정문의 ‘단짝’ 시설물인 경비실도 사라졌다.
최근 차량을 이용한 진출입 증가로 기존 경비실 안내 업무는 정문 입구에 자리한 차량관제소로 옮겨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부경대는 개교 때부터 美??지켜온 경비실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광장(1935㎡)을 만들었다. 이 광장은 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만남의 공간으로 24시간 열려있다.
이처럼 부경대 정문지역이 소통과 개방을 위한 공간으로 넓어지면서 정문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광안리 바다는 훨씬 가깝게 다가와 부경대 캠퍼스 전체가 태평양 바다를 향해 활짝 열린 멋진 공간으로 변모했다.
2009년 부경대는 담장을 허물어 캠퍼스를 개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캠퍼스가 열리자 부경대를 중심으로 한 상가 및 주거 지역은 인근 해운대와 광안리와 함께 낭만과 열정의 청년문화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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