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반사효과는 반사?…익숙함 택한 갤노트7 소비자들

입력 2016-11-01 13:51  

갤노트7에서 아이폰7 교환 비율 10만대중 고작 7000대
운용체계, AS 등 불편...국내 제품으로 교환 월등히 많아





[ 이진욱 기자 ] 갤럭시노트7 소비자들의 교환율이 답보상태다. 갤노트7을 아이폰7으로 교환한 소비자는 전체 교환 소비자 중 10%에도 못 미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노트7 교환율은 약 20%다. 이는 갤노트7 개통을 취소하고 다른 제품을 새로 구입한 소비자도 포함한 수치로, 국내에 판매된 갤노트7 50만대 중 10만대가 회수된 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업계의 예상과 달리 아이폰7으로 교환한 소비자가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현재 애플 아이폰7으로 교환한 비율은 고작 7%(7000대) 수준이다. 갤노트7 구매자 중 갤럭시S7이나 갤럭시노트5로 교환한 소비자 비율이 75%(7만5000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갤노트7 사태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란 예상을 크게 빗나간 것.

오히려 상대적으로 기대가 적었던 LG전자 V20으로 교체한 소비자는 15%(1만5000대)를 기록하며 아이폰7의 두배를 기록했다. 뛰어난 오디오, 카메라 기능을 앞세워 수요를 끌어왔다는 평가도 있지만, 근본적 배경은 따로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갤노트7 사용자들이 기존 운용체계(OS)를 바꾸길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iOS 스마트폰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단 의미다. 이런 현상은 연령대가 높은 소비군에서 유독 두드러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갤노트7을 애초 구입했던 소비자들도 삼성전자 제품을 썼던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들에겐 익숙하게 사용해온 안드로이드 운용체계에서 생소한 iOS로 갈아타는 일은 쉽지 않다. 안드로이드가 적용된 V20을 택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불안한 사후 서비스(AS)도 아이폰7 선택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아이폰의 사후 서비스(AS) 비용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산 스마트폰에 비해 2배나 많지만 만족도는 최하위다.
아이폰의 AS는 초기 리퍼비시(제품교환) 정책을 통해 삼성·LG와 대등하게 경쟁했으나 수리, 부품교체 중심으로 전환한 후 급속히 추락했다. 2013년 이후 끝없이 하락하며 삼성, LG와 격차가 커지고 있다.

한 갤노트7 사용자는 "삼성이나 LG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은 애플의 AS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며 "애플의 묻지말고 시키는대로 하란식의 서비스는 소비자 반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7에서는 음악 등 미디어 활용이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음악 다운로드시 USB만 꽂으면 되는 안드로이드와 달리 아이폰은 아이튠즈를 PC에 깔고 다운 받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아이폰7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으로 교환하는 수요가 더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다음달 11일 출시하는 갤럭시S7엣지 블루코랄은 교체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갤노트7 소비자들이 아이폰7으로 교환하는데 주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다음달에 출시하는 갤럭시S7 엣지 블루코랄이 교환율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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