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3인에게 듣다…"최순실 사태, 매수 기회…싸고 귀한·소외 주식 찾아야"

입력 2016-11-01 15:40  

[ 권민경 기자 ]

국내 증시가 박스권 상단을 헤매고 있던 상황에서 '최순실 사태'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국정 혼란이 커지며 코스피지수는 장중 2000선을 내줬고 코스닥지수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 투자자들은 가뜩이나 대외 변수가 산재한 가운데 정치적 암초까지 만남에 따라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가치투자 대가 3인은 "정치적 사안이 증시에 장기간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며 "최순실 사태로 인한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6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에 참석한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운용 부사장,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강연회에는 500석 규모인 국제회의장이 꽉 찰 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며 현재 투자 궁금증이 얼마나 큰 지 보여줬다.

이 사장은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도 중요하나 지금은 정치 구조조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정치산업도 철저히 구조조정 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난국에?기사회생 할 발판을 마련한만큼 증시에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이 사장 진단이다.

이 부사장도 "지금까지 29년 간 주식을 운용해오고 있다"며 "그동안 정치에 대해서 그 어떤 기대도, 실망도 해 본 적이 없다. 정치적 혼란이 증시에 미친 영향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으로 외국인이 팔아서 지수가 떨어질 순 있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라며 "담담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고, 매수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최순실 사태와 미국 대선, 금리 인상, 영국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본격화 등 대내외 변수로 뒤덮인 상황에서 투자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가치투자 대가 3인은 투자의 가장 기본 원칙인 '값싸고 귀한, 소외된 주식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이 부사장은 "주변을 둘러보면서 어떤 자산이 저평가 상태고 귀한 지 찾아야 한다"며 "뭐가 싸고 비싼지는 답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대수익률(일드)을 보면 된다는 설명이다.

최준철 대표는 "개인 투자자 입자에선 모든 업종 기업을 다 볼 필요는 없다"며 "3~4개 종목에서 아이디어 뽑는다 생각하고 나만의 지식 수준이 높은 분야를 찾아보면 (살만한 주식이) 한 두개는 꼭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 본인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야 한다"며 "기업과 최고경영자(CEO) 에 대한 평판이 좋고 가격 비싸지 않은 정도만 보?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특히 중소형주에 투자할 경우 영어로 된 회사 이름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중소형주는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그만큼 사기를 당하기도 쉽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사장은 "회사 이름이 영어로 된 곳만 피해도 절반은 성공한다"며 "무슨 회사인 지 모르는 회사는 피하고, 최근 3년 간 거래가 별로 없는 종목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업종에서 업력이 20년 이상 된 회사, 자기자본이 충분히 쌓여있는 회사 중 관심이 덜한 종목 위주로 들여다 보면 제대로 된 투자처를 골라낼 수 있다는 게 이 사장 설명이다.

가치투자 대가들은 또 최근 주요 기업이 진행하고 있는 지배구조 관련 투자에 대해선 대주주가 주식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곳을 골라야 한다고 봤다.

이 부사장은 "워런 버핏이 말하는 것처럼 대주주가 주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냐는 보는 게 중요하다"며 "대주주가 주식은 없고 본인이 회장직에 앉아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건 최악"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또 "공기업적 성격을 가진 회사들은 대주주와 소액주주간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양 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경우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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