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아트라스BX 상장폐지…지주사, M&A 실탄 확보 포석
3세 승계 맞물려 계열분리 가능성…계열사 지분 유동화로 자금 마련
[ 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1일 오전 5시11분
한국타이어그룹이 지난해 한온시스템(옛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을 사들이는 등 인수합병(M&A)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45)은 지난달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합한 매물을 찾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80)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47)과 차남인 조현범 사장의 후계 승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 풀이다.
◆M&A 실탄 쌓나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자회사 아트라스BX는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다시 착수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올 들어 두 차례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 지분을 58.4%까지 늘렸다. 한국타 潔楮疋恙痼絹弱?보유한 지분(31.1%)까지 합치면 89.5%에 달하지만 상장폐지 요건인 95.0%에는 못 미친다.
그룹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아트라스BX가 상장폐지되면 ‘곳간’이 넉넉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순이익이 500억원을 웃도는 아트라스BX로부터 받는 배당 수입 등이 늘어나서다. 증권업계는 아트라스BX의 상장폐지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M&A 실탄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회사가 M&A로 몸집을 키우면 후계 승계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매출이 타이어 부문에 집중된 만큼 M&A를 통해 타이어 외 사업 부문을 강화한 뒤 그룹을 타이어와 비타이어 부문으로 쪼개는 방식으로 승계작업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비(非)타이어 부문과 타이어 부문을 인적 분할해 조현식 사장과 조현범 사장에 각각 물려주는 식이다.
전례를 감안할 때 이런 계열 분리 작업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조양래 회장의 부친인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는 ‘형제 간 재산분배는 빠를수록 좋다’며 1985년 효성과 한국타이어를 계열 분리했다. 당시 조양래 회장의 나이는 49세로 현재 장남인 조현식 사장과 비슷한 연배였다.
◆엠케이테크·엠프론티어 활용 ‘관심’
조현식 사장과 조현범 사장의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지분율은 각각 19.32%, 19.31%로 엇비슷하다. 두 사람이 계열 분리를 하려면 지주사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
형제가 엠케이테크놀로지와 엠프론티어 지분을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지주사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두 사람은 엠케이테크놀로지 지분을 24.0%씩 나눠 갖고 있다. 엠프론티어 지분율은 조현식 사장이 20.0%, 조현범 사장은 29.9%다.
엠케이테크놀로지는 타이어 금형 업체로 물량 대부분을 한국타이어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685억원)의 97.4%인 667억원을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시스템 통합 업체인 엠프론티어도 지난해 계열사 매출이 전체(1293억원)의 87.0%에 달했다.
조현식 사장이 승계 작업에 집중하려면 그가 최대주주(지분 86.1%)로 있는 (주)아노텐금산의 경영 정상화 작업부터 마무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가 사재를 출자해 설립한 아노텐금산은 폐타이어를 원료로 가스 등을 생산하는 업체. 출범 후 줄곧 적자를 내면서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12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2013년부터 최근까지 조 사장이 63억원을 출자했지만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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