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 해외 항만 투자 추진

입력 2016-11-02 18:35   수정 2016-11-0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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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우는 부산항만공사

상하이·블라디보스토크
항만 건설 사업에 나서고

한국 선사들의 주요 항로인
美롱비치항 지분인수 검토



[ 김태현 기자 ]
부산항만공사(BPA)가 해운사들이 매물로 내놓은 국내외 컨테이너터미널과 물류센터 지분 인수에 나선다. 이에 따라 부산항만공사의 역할이 부산항 운영관리에서 벗어나 해외물류거점과 부산항을 연결시켜 글로벌 항만운영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항만공사는 정부가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항만공사의 국내외 터미널 지분 인수를 적극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물류시설 인수와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2일 발표했다.

해운시황이 나빠지면서 해운선사들이 보유한 전용터미널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부산항만공사는 그동안 정부 반대로 인수하지 못했다. 부산항만공사는 터미널 지분 인수 등과 관련,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최근 부산항만공사와 물류기업이 공동막?물류센터 및 터미널 등 해외 물류거점 건설에 참여하는 것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부산항만공사의 요청을 정부가 수용한 것이다. 진규호 부산항만공사 국제사업부장은 “해외에 한국의 자가 터미널과 물류인프라를 갖추면 우리 선사들이 안정적으로 터미널을 확보해 기동성 있게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며 “부산항과 연계해 수출입 기업이 제때 화물을 수송하고, 환적화물도 유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물류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는 해외 인수 대상으로 글로벌 물류 거점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 중국 상하이항, 베트남 호찌민항, 이란 샤이드-라자이항 3단계 건설 사업 진출을 검토하기로 했다. 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외 터미널 지분 인수를 공식적으로 허용해 항만 운영의 효율성과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항만공사는 한진해운이 매물로 내놓은 미국 롱비치항·시애틀항 터미널 운영사 TTI 지분 54%를 2대 주주인 MSC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미국 항만은 국내 선사들이 다니는 주요 항로”라며 “물류업체와 힘을 합쳐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부산항의 환적 물동량 유치를 위해 항만 배후단지에 입주한 글로벌 물류·제조기업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인센티브 안도 내놨다. 해양수산부는 입주기업을 평가해 항만 배후단지에 창고만 짓고 물품 보관소로 활용하는 기업은 퇴출하기로 했다. 배후단지를 생산 및 물류기능을 갖춘 곳으로 개발해 항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부산신항만터미널(HPNT) 지분 대부분이 지난 3월 싱가포르로 넘어가는 등 국내 항만을 외국 회사들이 상당 부분 소유하고 있다. 부산항 신항 터미널 지분 80%가량은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호주 등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가 보유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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