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경 기자 ]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는 ‘발라 모굴리스’란 말이 나온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뜻이다. 인간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처럼 언젠가는 자신이 더 존재하지 않을 것이란 것도 안다.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불로초를 찾기도 하고, 스스로 기계가 되려는 시도도 한다.
《슬픈 불멸주의자》는 죽음의 공포가 인간 행동의 기저에 있는 주된 원동력임을 밝힌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셸던 솔로몬과 제프 그린버그, 톰 피진스키가 함께 썼다. 이들은 ‘공포 관리 이론’을 주장한다. 인간이 문화적 세계관과 자존감에 기대어 육신이 죽어도 자신의 영혼이나 정체성은 영속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죽음의 공포에 대처하려 한다는 것이다.
결국 가장 고귀한 행동도, 비도덕적인 행동도 모두 이 공포에서 시작된다. 저자들은 “‘생자필멸’이란 현실을 받아들이고 죽음을 초월하는 감각을 강화하는 방법을 터득하며 죽음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셸던 솔로몬 외 지음, 이은경 옮김, 흐름출판, 376쪽, 1만6000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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