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IoT 동맹'…SKT에 선전포고

입력 2016-11-03 17:54  

NB-IoT 기술개발 공조…칩셋 등 부품도 공동구매

'로라' 채택한 SKT와 한판



[ 이정호 기자 ] 국내 2, 3위 이동통신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2020년 17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글로벌 IoT 기술 방식 중 하나인 ‘NB(협대역)-IoT’ 기술개발 및 상용화 추진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또 다른 기술 방식인 ‘로라(LoRa)’를 채택한 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의 첨예한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상용화 및 전국망 구축 협력

두 회사는 3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NB-IoT 발전전략 관련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1분기까지 NB-IoT 기술 상용화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내년 말까지 NB-IoT 전국망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기술개발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칩셋, 모듈, 단말 등 IoT 핵심 부품을 공동 구매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IoT는 TV, 냉장고 등 전자제품은 물론 가방, 꽃병, 가스검침기 등 비(非)전자제품에도 동전 크기만 한 통신 모듈을 달아 사물 간 데이터 송수신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IoT 시장은 아직 초기인 만큼 단일 기술표준이 없다. 이동통신 국제 표준화기구인 3GPP가 주도하는 ‘NB-IoT’와 유럽 중심의 로라얼라이언스가 주도하는 ‘로라’ 등 2개 기술 방식이 경쟁하고 있다.

세계 주요 통신·제조사가 많이 선택한 기술 방식이 향후 글로벌 IoT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NB-IoT 진영에는 영국 보다폰, 일본 KDDI, 미국 AT&T가 속해 있다. 로라얼라이언스 진영에는 프랑스 오렌지, 네덜란드 KPN, 스위스콤 등이 참여하고 있다.

◆‘SKT 공동 견제’ 전략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KT와 LG유플러스의 사업 협력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업계 일각에선 두 회사가 SK텔레콤을 공동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일찌감치 로라 기술 방식을 채택해 지난 6월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

기술 우위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KT·LG유플러스 연합군과 SK텔레콤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조창길 LG유플러스 네트워크전략 담당 상무는 이날 간담회에서 “커버리지, 출력, 속도 등에서 NB-IoT가 로라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낸다”며 “NB-IoT는 비(非)면허 주파수를 사용하는 로라보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NB-IoT는 기존 4세대(LTE) 통신망을 활용하기 때문에 정부가 통신사에 배분한 주파수 대역을 쓴다. 로라는 와이파이 개념과 비슷한 비면허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해 주파수 간섭 등의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이날 오후 입장 자료를 내고 “주파수 간섭은 자동 간섭 회피 기술 등을 적용해 이미 논란이 사라진 문제”라며 “두 회사가 구체적인 투자계획도 발표하지 않고 경쟁 기술을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것은 IoT 투자에 뒤처진 조급증을 반영한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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