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야구 전국 250곳에 매장…여성·아이들에 맞춰 난이도 변화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
[ 차완용 기자 ] 몇 해 전만 해도 골프에 국한됐던 스크린 스포츠산업이 최근 야구·승마·사격 등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스크린 야구의 성장세가 특히 무섭다. 스크린 야구장은 전국 250여개 매장이 생겨나고 있을 만큼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잠실 1호점을 내며 시장에 발을 디딘 스트라이크존은 8개월여 만에 73개 점포(시장점유율 약 27%)로 선두 리얼야구존(150개 점포)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기자가 최근 문을 연 스트라이크존 혜화 대학로구장을 방문했을 때 5개 경기장에는 야구 경기를 즐기는 팀이 가득했고 대기팀도 여럿 있었다. 초등학생부터 정장을 입은 40~5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도 다양했고, 데이트 나온 젊은 연인들 역시 눈에 띄었다.
스크린 야구의 장점은 경기 운영에서 그대로 엿볼 수 있다. 타석에 들어선 선수가 어린이거나 여성이라면 빗맞은 타구를 안타로 처리하거나 단타를 장타로 해석한다. 수비수 실책으로 안타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미리 조정된 가감점이 적용되는 소프트웨어의 힘이다. 체력과 성별에 따른 경기력 차이를 극복하고 게임의 재미를 더하는 소프트웨어 장치가 돼 있다. 이 때문에 남녀·어린이·어른도 경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김효겸 스트라이크존 대표는 “야구는 대중성이 있는 스포츠”라며 “경기장에서 응원만 하던 문화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의 기회를 얻음으로써 받는 쾌감이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상대와 실력을 겨루는 네트워크 플레이, 프로선수 ‘아바타’를 통한 대리만족, 본인만의 팀·선수 육성 및 매니징에 대한 소유욕, 온·오프라인 연동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것 등이 인기를 끈 요인이다. 그는 “스크린 야구가 대중적인 스포츠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선 안전성이 중요하다”며 “딱딱한 선수용 공(경식구)이 아니라 스크린 야구 전용 소프트볼(연식구)을 자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스크린 골프와 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교육용 스크린 스포츠가 등장하기도 했다. 서울교육청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가상현실(VR) 융합 교육 콘텐츠 개발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지난 6월 성동구 옥수초교의 한 교실을 개조해 ‘VR 스포츠실’을 설치했다. 날씨 등 외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학생들은 자유로운 실내체육 활동을 즐긴다. 스크린 골프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코너킥과 프리킥 등을 하며 축구를 배우고 있다.
스크린을 통해 공만 차는 것은 아니다. 국어 사회 수학 등 毛聆?교과 수업도 이뤄진다. 협동심을 키우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일명 ‘표적 맞히기’ 수업이다. 팀을 나눠 스크린에 실감나게 떠오르는 풍선을 공을 던져 터뜨리거나 괴상한 우주 괴물을 두드려 없애기도 한다.
차완용 한경비즈니스 기자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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