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의 음성 AI, 냉장고·TV와 연동…"마법의 문턱에 와 있다"

입력 2016-11-06 19:27   수정 2016-11-07 06:4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놓은 AI 전략

미국 비브랩스와 'AI 밑그림' 논의 "소비자에게 더 큰 즐거움 줘야"

자연어 인식, 인간수준 올라와
냉장고에 "사진 보여줘" 명령하면 스마트폰 사진 알아서 띄워줘

삼성, AI 플랫폼 개방 차별화 "스마트폰 이용방식 확 바뀔 것"



[ 안정락 기자 ]
“우리 아이들은 ‘옛날에는 어떻게 랩톱(노트북PC) 없이 생활했느냐’고 묻습니다. 미래에는 ‘아버지, 인공지능(AI) 없이 어떻게 살았어요’라고 묻지 않을까요?”

삼성전자가 지난달 초 인수한 미국 AI 플랫폼 회사인 비브랩스의 다그 키틀로스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키틀로스 CEO와 애덤 체이어 비브랩스 부사장은 지난 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2월 선보일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에 담길 AI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부사장)도 함께했다.

◆AI로 스마트폰과 전자제품 연동

걱껭館?CEO는 “간담회에 오기 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과 면담했다”며 “삼성과 비브랩스가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과 비브랩스 경영진은 이날 삼성전자의 AI 전략 밑그림을 그리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비브랩스 경영진에게 “AI 솔루션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큰 즐거움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키틀로스 CEO는 “우리가 개발하는 대화 중심의 AI 플랫폼은 인터넷을 쓰는 것만큼이나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8에 담는 AI 플랫폼은 애플의 시리(Siri)와 비슷한 음성비서 서비스다. 사용자가 목소리로 다양한 명령을 내리면 이를 인식해 각종 기기를 제어하거나 정보를 주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AI 플랫폼을 TV 세탁기 냉장고 등 자사 가전제품과 연동해 통합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냉장고 화면에 대고 “어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좀 보여줘”라고 말하면 알아서 스크린에 보여주는 기술을 개발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인종 부사장은 “갤럭시S8에 담기는 AI 서비스를 모두 말할 순 없지만 다른 업체와 확실히 차별화할 것이란 점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며 “앞으로 삼성전자의 AI 스마트폰은 단순히 앱(응용프로그램)을 터치해 다양한 기능을 실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음성으로 대부분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PC 시대의 키보드와 마우스, 스마트폰 시대의 터치 방식 명령이 음성 기반의 AI로 넘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키틀로스 CEO는 이를 두고 ‘포스트-앱 시대’라고 말했다. AI는 앱 터치 방식을 넘은 인간과 기계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란 얘기다.

◆외부 개방해 AI 생태계 확대

삼성전자는 AI 플랫폼을 외부에 개방해 다양한 개발자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AI 플랫폼과 차별화하기 위한 생태계 확대 전략이다. 이를 통해 음식배달, 의료, 금융, 교통 등 다양한 분야 회사가 삼성전자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갤럭시S8에 적용하는 AI 서비스는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수천 가지의 앱을 대체하는 서비스로 진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부사장은 “스마트폰 수준의 혁신을 넘어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것”이라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AI의 핵심인 자연어 분석기술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키틀로스 CEO는 “현재 사람과 비슷한 수준까지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제대로 된 대화를 위해서는 맥락을 알아야 한다”며 “예를 들어 ‘우리 신랑이(실랑이)하는 소리를 들었어’라는 문장에서 신랑이(실랑이)가 남편을 의미하는지 싸움을 의미하는지 문맥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이어 부사장은 “사람들이 완벽하다고 인식할 만한 ‘마법의 문턱’에 와 있다”며 “곧 이에 다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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