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놀러 간 우병우?"…팔짱낀채 조사받는 사진에 공분

입력 2016-11-07 14:28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팔짱을 낀 채 여유있는 모습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모습을 담은 조선일보의 7일자 1면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횡령·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된 우병우 전 수석이 청사 안에서 웃는 얼굴로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모습이 공개되자 검찰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런 모습은 검찰 출석 당시 우 전 수석이 보여준 고압적 태도와 겹쳐 여론을 더욱 들끓게 하는 모양새다. 우 전 수석은 전날 취재진 앞에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한동안 기자들을 쏘아 봤다.

6일 밤 9시25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1층에서 검찰 조사를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모습을 조선일보 사진부 카메라가 포착했다.

우 전 수석은 자신을 조사한 김석우 특수2부장실(1108호) 옆에 딸린 부속실에서 점퍼의 지퍼를 반쯤 내린 채 팔짱을 끼고 여유 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 옆쪽 창문으로는 검찰 직원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일어서서 앞으로 손을 모은 채 우 전 수석의 얘기를 듣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검찰을 쥐락펴락했던 우 전 수석의 ‘위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사진을 촬영한 조선일보 고운호 사진기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에 놀러 간 우병우. 저들은 분노와 좌절의 함성을 지르며 거리로 나선 국민을 시간이 지나면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개, 돼지로 인식하고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유유자적하고 있다"며 "저들이야말로 자기들 위신만 생각하는 개다. 영화 '내부자들'은 현실이다"는 글을 올렸다.

고 기자는 6일 밤 8시30분께 서울중앙지검이 보이는 반대편 건물 옥사에 올랐다. 다섯 시간 동안 세 번의 우 전 수석 모습을 기록했다. 900여컷의 사진을 찍었고 이중 쓸만한 것은 100여컷이었다고 한다.

2014년 12월부터 조선일보 사진부에서 객원기자로 일하고 있는 고 기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취재하는 시간에 계속 신문은 인쇄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독자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서 빨리 마감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제일 컸다"며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추위도 점점 느껴졌고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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