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무 쇼크'…보안검색 강화한 삼성전자 사업장

입력 2016-11-0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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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서류 일일이 보안 검사
임원들 몸수색 불편 '감수'



[ 노경목 기자 ]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한 임원은 요즘 공장 밖으로 나가는 게 두렵다. 공장을 나갈 때마다 차량과 소지품은 물론 몸수색을 받아야 해서다. 보안 검사 시간을 고려해 수원 본사나 다른 공장에서 회의가 잡히면 전보다 10~20분 일찍 나선다.

지난 9월 3차원(3D) 낸드플래시 핵심 기술을 중국 업체로 빼돌리려다 적발된 ‘이모 전무 사건’으로 달라진 풍경이다. 경기 용인 기흥과 화성 등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에서는 이 사건 이후 임원급 보안이 대폭 강화됐다. 과거에는 임원 차량이면 트렁크 정도를 열어 부품이나 반도체 제품이 없는지 검사하는 정도였다. 지금은 탑승자를 내리게 한 뒤 보안요원들이 차량 내부를 샅샅이 살피는 것은 물론 차에서 내린 임원의 몸수색도 한다.

보안 검사의 초점은 종이 서류다. 이동식 저장장치(USB) 같은 저장장치와 부품 등은 사업장 입구에 설치된 금속탐지기에서 탐지할 수 있지만 서류는 걸러내기 어려워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들은 사업장 내에서 보안용지만 쓰도록 하고 있다. 이를 허락 없이 반출하면 입구에 설치된 보안용지 감지기에 적발된다. 이 전무는 이를 피하기 위해 보안용지가 아니라 외부에서 다른 종이를 들여?기술 관련 내용을 복사해 빼돌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용지 이외의 종이를 사업장에 들여오는 것은 보안규정 위반이라 일반 사원은 감히 시도도 못 한다”며 “(이 전무 사건은) 다른 직원과 달리 독립 사무공간이 있는 임원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보안 검색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당장 출퇴근 때 본인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임원이 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종이 자료 반출 자체가 상당 부분 제한되면서 다른 곳에서 회의할 때 회의 자료를 준비해 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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