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김종인·손학규 거부감
[ 임현우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김병준 카드’를 접고 국회로 공을 넘기면서 여야가 합의 추천할 새 국무총리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기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경륜을 갖추면서 야당도 받아들일 만한 인물인지가 기준이다.
8일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많이 거론됐다. 김 전 대표는 노태우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을, 손 전 대표는 경기지사를 지내 국정·행정 경험이 풍부한 데다 두 사람 모두 여권에 몸담은 적이 있는 중도 성향으로 꼽힌다.
두 사람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지난달 말 박 대통령을 만났을 때 김병준 후보자와 함께 복수의 총리 후보로 추천된 인사들이다. 총리설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김 전 대표와 달리 손 전 대표는 “제안이 오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다만 김 전 대표와 손 전 대표는 민주당의 친문(친문재인)계가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 모두 개헌론자로, 개헌에 소극적인 문재인 전 대표와 생각이 다르고 대선전에서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어서다. 야권에서는 “김 전 대표나 손 전 대표 모두 간단찮은 사람으로, 전권을 휘두르려 할 텐데 박 대통령이나 문 전 대표 모두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친문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가 전날 만난 원로 인사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등이 오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재임 당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고건, 김황식 전 총리를 비롯해 이홍구, 한덕수, 이해찬, 정운찬 전 총리 등도 물망에 올랐다.
경제위기 관리 차원에서 이헌재, 진념, 강봉균 전 경제부총리 등과 경험·안정감 측면에서 이인제 전 새누리당 의원,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도 거론된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여야 명망가들이 총망라되는 모습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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