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바람으로 토양 중금속 제거하는 신기술 개발

입력 2016-11-09 09:45  

시설비 20%, 운영비 30% 절감
화학 약품 사용하지 않아 안전



[이소은 기자] 현대건설이 업계 최초로 바람을 이용해 토양 중금속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 환경신기술(498호) 인증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이 환경신기술은 물과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바람을 이용해 중금속 오염도가 높은 토양을 분리하는 기술로 공정구성이 간단하여 경제성이 높은 기술이다.

기존에는 토양에 함유된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물과 화학약품을 사용했다. 물을 사용해 오염된 토양 입자를 분리하고 산이나 염기 등의 화학약품을 이용해 오염된 토양의 중금속을 녹여서 제거했다.

이러한 공법은 복잡한 물 처리 공정으로 인한 설비 규모 증가, 화학약품 사용으로 인한 환경 피해 및 작업자 안전 문제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현대건설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물과 화학약품 대신 기계 내부의 회전체가 일으키는 강력한 바람을 사용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 신기술은 토양 알갱이가 클수록 오염도가 낮고 알갱이가 작을수록 오염도가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술의 핵심은 깔때기 모양의 분리장치로 크기가 작은 堊?입자를 분리하는데 있다. 우선 사전 오염도조사를 통해 선별하고자 하는 미세토양입자의 크기를 선정한다. 이후 오염된 토양을 분리장치에 넣고 뭉쳐있던 흙을 각각의 토양 입자들로 분리시킨 뒤 목표로 하는 오염된 미세토양입자만을 걸러내 제거함으로써 토양 오염도를 낮춘다.

물 대신 바람을 이용해 경제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시설비 20%, 운영비 30% 이상 절감되며,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아 오염 걱정 없이 안전하게 작업을 할 수 있다. 물을 이용한 오염 처리가 원활하지 않은 물 부족 국가에서도 이 신기술을 이용해 안정적인 토양 정화가 가능하다.

현대건설은 19건의 오염 토양 정화 신기술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환경부로부터 3건의 환경신기술 인증을 받는 등 신기술 연구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2012년 충청남도 장항제련소 오염 토양 정화사업을 수주, 2015년까지 약 72,000m²의 땅에 스며든 오염물질을 제거했다.

현대건설의 오염 토양 정화 기술은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2013년 국내 건설사로는 최초로 싱가포르에 ‘오염토양 정화 연구개발(R&D) 사업’을 제안, ‘해안 중금속 오염토양 정화기술’ 실증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015년에는 싱가포르 이공계 명문 대학인 난양공과대학교(NTU ;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와 ‘산업부산물을 이용한 오염 준설토 재활용 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신기술 개발로 톤당 1만원 이상의 비용 절감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도 최고 수준의 오염 토양 정화 신기술을 앞세워 향후 50조원대 규모의 시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중동 등 토양 정화 사업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신기술은 작업자가 오염 피해 없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으며, 기술 경쟁력이 우수하고 경제성도 매우 높다”며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 문제가 크게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어 이번 신기술을 바탕으로 오염된 환경을 복원하는 사업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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