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 불똥 튄 서울대병원

입력 2016-11-09 15:18  



(이지현 바이오헬스부 기자)서울대병원이 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단골 동네의원 원장 김모씨를 임명했다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다.

서울 논현동에서 성형수술, 피부관리, 비만시술 등을 하는 동네의원을 운영한 김 원장은 지난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과 외래교수로 위촉됐다 2주뒤 해촉됐습니다. 병원 측은 “성형외과 진료 수요가 있는 강남센터에서 성형외과 진료를 보강하기 위해 외래교수로 위촉했고 ‘진료효율이 크지 않겠다’는 주장이 나와 바로 해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김 원장의 이력을 둘러싸고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 원장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입니다. 일반의는 6년 동안 의대를 다닌 뒤 면허를 딴 의사를 말합니다. 성형외과 전문의가 되려면 의사 면허를 딴 뒤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의 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대학병원에서 진료 파트를 보강하기 위해 해당분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를 외래교수로 위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더욱이 김 원장의 병원 홈페이지에는 해당 병원을 동네의원이 아닌 성형외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전문과목 명칭을 쓰며 광고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입니다. 의료계 관계자는 “병원 외래 교수로 동네의원 개원의를 임명하는 일은 있지만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를 임명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서울대병원 내부 성형외과 의사들이 이를 알았는데 가만히 있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원장 위촉 배경에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김 원장은 한 의료기기회사의 기술이사 자격으로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순방 사절단에 동행했습니다. 지난해 4월과 9월 이 의료기기 회사 대표는 잇따라 대통령의 중남미 4개국과 중국 해외순방 경제사절단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김 원장이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된 지난 7월은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를 지낸 서창석 병원장이 서울대병원장에 임명된 지 2개월이 지난 때입니다.

앞서 서창석 병원장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병원에 온 뒤 317일만에 사망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 작성 외압의혹으로 홍역을 치뤘습니다. 고인의 수술을 맡은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달리 고인의 직접 사인을 심폐정지로 적고 사망원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서울의대생과 서울대동문의 비판성명이 나왔지만 사망진단서는 수정되지 않았습니다.

서창석 병원장은 취임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립대병원으로서 공공의료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김 원장의 외래교수 위촉과 고인의 사망진단서 논란 등을 보면서 서울대병원이 국립대병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어집니다. (? /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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