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커넥티드카 승부수'…중국에 첫 빅데이터센터 구축

입력 2016-11-09 18:17  

미래차 개발 전진기지

구이저우성에…내년 6월 가동
자동차·운전자 성향 등 정보 분석
중국 시장 맞춤형 서비스 개발



[ 장창민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차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020년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빅데이터 혁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첫 글로벌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미래차 운영체제(OS)를 독자 개발하기로 선언한 데 이어 중국 차량 빅데이터를 발판으로 미래 커넥티드카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게 정 부회장의 구상이다.

빅데이터로 커넥티드카 생태계 선점

현대차는 지난 8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에서 천민얼 구이저우성 당서기와 정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전략 합작 협의서를 공식 체결했다. 구이저우성 내 빅데이터산업 특화지구인 구이안신구에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해 내년 6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현대차가 중국에 글로벌 빅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한 것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차량 및 교통 정보 분석력과 활용 능력을 키워야 미래 커넥티드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커넥티드카는 차 안에서 집, 사무실 등과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이 가능한 미래차다.

이런 커넥티드카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빅데이터다. 수집·분석된 데이터를 유의미한 정보로 재생산해야 완벽한 자율주행과 양방향 모바일 서비스 등이 가능해서다. 빅데이터는 차량 연구개발과 상품성 향상, 고객 마케팅, 경영 의사결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중국 빅데이터센터를 통해 차량 정보와 운전자 성향 등 각종 데이터를 모아 자산화할 계획이다. 이를 활용해 중국 소비자 맞춤형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빅데이터센터 인근에 아마존, 바이두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있어 첨단 IT 정보와 기술 흐름 파악이 쉽다는 장점도 누릴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구이저우성은 빅데이터를 새로운 경제 성장엔진으로 삼고 있어 잠재력을 지닌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협력은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국 외에도 해외 주요 지역에 빅데이터센터를 지속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경기 의왕에 있는 국내 빅데이터센터와 연계해 해외 현지의 차량, 교통정보를 종합 분석하기 위해서다.

2020년 미래차 OS 독자 개발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빅데이터 기술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독자적인 차량용 OS 개발에도 나섰다.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란 이름이 붙은 독자적인 커넥티드카 OS를 2020년까지 개발해 적용하기로 했다.

ccOS는 자동차 관련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가공·처리할 수 있도록 고도화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차량 네트워크·차량 제어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차량 연동 체제, 내비게이션·멀티미디어·운전자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체제, 외부 연결 기반 데이터 처리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커넥티비티 체제 등으로 구성된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네트워크 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 4월 세계적 IT 업체 시스코와 손잡고 차량 네트워크 기술 개발도 추진 중이다. 커넥티드카는 기존 자동차와 달리 제어해야 할 장치와 송수신 데이터가 많아 차량 내 초고속 연결망 구축이 필수다.

■ 커넥티드카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자동차.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집, 사무실, 도로망 시스템 등과 연계된 커넥티드카는 외부에서 원격으로 시동을 켜고 끌 수 있다. 인터넷망에 접속해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물인터넷(IoT) 자동차’로도 불린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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