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대형 빌딩도 개인 공모투자 시대

입력 2016-11-11 17:31  

이지스운용, 오피스빌딩 매입 공모 펀드 출시

퍼시픽타워 4274억원에 매입
임대로 연 6%대 배당수익 기대…펀드 상장으로 투자금 중도 회수

6년 만의 오피스빌딩 공모 펀드…빌딩가격 하락 땐 손실 가능성



[ 김대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11일 오전 11시2분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오피스빌딩인 퍼시픽타워(사진)를 매입하는 개인 공모펀드를 내놓는다. 빌딩 임대로 연 6%대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기관투자가나 사모펀드가 주로 투자하던 대형 오피스빌딩에 개인 자금이 몰릴지 주목된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오는 30일 도이치자산운용이 보유한 서울 서소문동 퍼시픽타워를 4274억원에 사들일 계획이다.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지점에서 펀드 1854억원어치를 판매한다. 나머지는 금융권에서 차입하기로 했다.

퍼시픽타워는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옆에 있는 연면적 5만9500㎡, 지하 7층~지상 23층 건물이다. 현대HDS 샤넬 리치앤코 화웨이 등 40여개 임차인이 입주해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7년1개월의 펀드 만기 시점에 건물 가격에 큰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연평균 6.42%의 배당을 투자자에게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흥행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지난 7월 하나자산운용이 출시한 명동 티마크그랜드호텔 공모펀드 600억원어치는 출시 두 시간여 만에 모두 팔렸다. 초저금리로 금융투자상품 수익률이 높지 않은 데다 주식시장도 침체한 가운데 연 5~6%대 배당을 준다는 매력이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설정이 끝나고 90일 내 상장할 계획”이라며 “투자자를 위한 중도 자금회수 장치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건물은 공실률이 0.8%로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잔여 임차기간은 평균 3.3년으로 짧은 편이다. 기존 계약이 만료되고 신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펀드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펀드 만기 전에 건물이 매입 시점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야 원리금 손실을 보지 않는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건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 만기 시점에 추가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오피스빌딩 가치는 기업 경기에 따라 좌우된다.

이 펀드는 아파트 오피스텔 등에 주로 투자하는 개인 자금이 대형 오피스빌딩 시장에 성공적으로 유입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대형 오피스빌딩 투자금은 그동안 개인보다는 기관이, 공모보다는 사모 형태로 끌어모았다. 운용사들이 투자자 보호가 우선인 공모보다 절차가 단순한 사모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퍼시픽타워는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빌딩 이후 6년 만에 공모 형태로 투자금을 모으는 오피스빌딩”이라며 “흥행에 성공하면 대형 오피스빌딩에 대한 개인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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