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대통령 연봉

입력 2016-11-11 17:32   수정 2016-11-1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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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트럼프는 지난해 “당선되면 연봉을 1달러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연간 5억6000만달러(약 6500억원)를 버는 억만장자에게 대통령 봉급은 ‘푼돈’일 수도 있겠다. 그가 약속을 지키면 백악관 최초의 ‘무보수 대통령’이 된다. 부자였던 초대 대통령 워싱턴도 연봉을 거절했지만 의회 요청으로 결국 받았다.

각국 지도자들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집계 기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 CNN머니의 조사 결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봉이 40만달러(약 4억6000만원)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많다. 2~5위는 트뤼도 캐나다 총리(26만달러, 3억200만원), 메르켈 독일 총리(24만2000달러, 2억8100만원), 아베 일본 총리(24만1250달러, 2억8000만원),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20만6600달러, 2억4000만원)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2위에 해당하는 27만4522달러(약 3억2000만원)를 받을 수 있지만, 2012년 30%를 자진 삭감해 19만8700달러(2억3000만원)로 6위. 그 뒤를 메이 영국 총리(18만6119달러, 2억1600만원)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13만7650달러, 1억6000만원)이 잇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기준으로 2만600달러(2390만원)?불과해 조사국 중 최하위였다. 물론 중국의 독특한 국가 시스템 때문이다.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훨씬 많다. CNN머니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연봉은 2억1201만원이다. 주요국 가운데 7위쯤 된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국가들까지 포함하면 순위가 확 달라진다. 미국 증권투자 사이트와 포브스 등의 집계에 따르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176만달러(20억4400만원)로 단연 1위다. 2위는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 57만6000달러(6억6900만원), 3위는 암만 스위스 대통령 46만달러(5억3400만원)다. 오바마 대통령은 4위로 밀려난다.

국제기구 수장들의 연봉도 높다. 유엔 사무총장은 22만7254달러(2억6400만원)로 일본 총리 다음이다. 유럽연합(EU)의 장 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34만6000달러(4억200만원)로 미국 대통령을 넘본다. ‘옥상옥 기구’로 비판받는 EU의 각종 위원회 연봉은 브렉시트 결정의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훌륭한 지도자에겐 연봉 액수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돈보다 더 센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한 나라와 지구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다. 진짜 중요한 건 그런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늘 잊지 않는 것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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