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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선해양플랜트 협회가 맥킨지에 의뢰한 조선산업 구조조정 컨설팅의 결과가 알려졌다. 보고서의 결론인 ‘빅2’체제로 정리하느냐 현재처럼 ‘빅3’체제를 유지하느냐를 놓고 논란이다. 이 논란의 한편에서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국가와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컨설팅이 모두 외국계 컨설팅회사로 몰린다는 점이다.
정부나 대기업에서 발주하는 컨설팅 사업을 외국계가 수주하는 이유는 대형 프로젝트에 맞는 대형 컨설팅사가 주로 외국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외국계 컨설팅사로부터 좋은 컨설팅을 받아 좋은 미래전략을 세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정부나 기업 내부에 노하우가 쌓인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작업의 밑바탕이 되는 정보 중 상당부분을 고객이 컨설팅사에 제공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은연중에 국내 산업 및 기업 정보가 외국으로 흘러갈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우려도 드는 게 사실이다. 또 컨설팅사에서 활용하는 분석틀이 대부분 외국에서 개발된 것이므로 과연 한국의 현실과 맞을지 의문이다. 특히 맥킨지는 2013년 대우조선해양에 해양플랜트사업을 확대할 것을 권유했다고 하는데 이제 와서 회사를 정리해야 한다니 3년 만에 너무나도 다른 결론을 내렸다.
지금이라도 맥킨지, 노무라연구소 등과 같은 ‘컨설팅 산업의 삼성전자’를 키울 필요가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토종 컨설팅 회사의 덩치를 키운다든지 데이터산업을 육성한다든지 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부나 대기업의 중요 프로젝트가 외국계 컨설팅 회사로 몰리는 것을 더 이상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국가적으로 토종 컨설팅 산업 육성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컨설팅 산업은 노동집약적, 지식집약적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우리 제조업이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격자)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선도자)로 도약하는 것, 4차 산업혁명에 뒤처지지 않는 것에도 기여할 수 있다.
김태균 <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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