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태 기자 ] ‘알록달록한 과녁 한가운데 이중나선 모양의 DNA가 꽂혀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 연구단이 제작한 이 일러스트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정확성을 비교한 그림이다.
유전 정보를 담은 DNA를 자르고 편집하는 유전자 가위는 최근 생명과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손꼽힌다. 2013년 처음 발표된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가 등장한 데 이어 지난해 유전자 가위의 절단효소로 사용하는 Cas9을 대체할 새 단백질(Cpf1)을 찾아냈다. 이 신형 유전자 가위는 올초 기존 유전자 가위보다 정확도가 훨씬 높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과녁 바깥쪽 둘레 노란색 영역이 기존 유전자 가위를 뜻하고, 과녁 중심에 가까운 빨간색과 파란색 영역은 새 유전자 가위의 정확도를 뜻한다. 유전자 가위의 정확도를 다트게임으로 묘사한 이 그림은 지난 8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표지를 장식했다.
IBS가 오는 21일 개원 5주년을 기념해 최 資?과학 사진과 그림을 뽑는 ‘아트 인 사이언스’ 선정작을 공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공모전에는 IBS 산하 26개 연구단 연구원들이 한 해 동안 발견한 미시 세계의 신비한 사진과 컴퓨터가 만들어낸 예술 작품 같은 그림 16편이 선정됐다.
시냅스뇌질환연구단이 촬영한 작품 ‘연못’은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가 그린 수련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생쥐 내측전전두엽에 존재하는 다양한 단백질이 빨간색(파브알부민)과 초록색(PTP델타), 파란색(DNA염색 단백질) 등 다채로운 색상의 수련처럼 보인다. 연구진은 “뇌에서 일어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을 표현하는 화려한 색의 단백질이 연못을 가득 채운 수련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강상관계물질연구단은 극저온·초고진공 상태에서 티탄산스트론튬 표면에서 나타난 독특한 전자의 운동을 포착했다. 색깔별로 나타난 전자 밀도 차가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대표작 ‘절규’에 등장하는 두 손을 얼굴에 모으고 비명을 지르는 주인공 모습 같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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