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수 기자 ] 고용시장이 위축되면서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자’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는 작년 10월(63만7000명)보다 1만6000명 늘어난 65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10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다.
통학하지 않고 독서실 등에서 혼자 공부하는 취업준비자가 작년 10월 38만1000명에서 지난달 43만명으로 4만9000명 늘었다. 고시학원, 직업훈련기관 등에 통학하는 사람은 22만3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25만6000명) 대비 3만3000명 줄었다.
통계청은 학원수강, 독학 등을 적극적인 구직활동으로 보지 않아 취업준비자를 ‘실업자’로 분류하지 않고 비경제활동인구에 넣는다. 그러나 취업을 위한 시험 준비를 넓은 의미의 구직활동으로 볼 수 있어 취업준비자 증가가 사실상 실업자 증가를 의미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취업준비 기간 장기화, 구조조정 본격화 등의 이유로 구직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을 주저하는 분위기 등이 취업준비자가 급증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고용시장은 악화되고 있다. 10월 기준 취업자는 2657만7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7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제조업 취업자는 경기 둔화,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지난 7월 이후 4개월 연속 줄었다. 전체 실업률은 3.4%로 2005년 이후 10월 기준으로 가장 높다.
통계청 관계자는 “30대 취업준비자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청년층의 대학 졸업연령이 올라가고 있고 공무원 시험이나 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취업준비자는 하반기엔 줄어드는 경향도 있다”며 “10월에 취업준비자가 증가했는데 이 같은 추세가 11~12월에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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