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리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다

입력 2016-11-15 07:54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 박상현 기자 ] 트럼프 후보의 당선과 더불어 가장 큰 반응내지 거의 발작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시장은 채권시장이다. 10일 종가(11일 미국 국채시장은 휴장)기준으로 미국 10년과 30년 국채금리는 7일 종가대비 각각 32bp, 33bp 급등했다. 10년 국채금리는 2.15%로 연말 시장예상치인 2.0% 수준을 상회했고 30년 국채금리는 2.93%로 3%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국채금리도 동반 급등했다. 독일 국채금리는 11일 종가기준으로 0.308%로 7일 종가대비 15bp 상승했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7일 종가대비 31bp 상승하면서 2.02%로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2%를 넘어섰다.

이머징 국채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국채금리 급등세가 나타나면서 채권가격이 급락하였다. 11월 종가기준으로 이머징 국채가격지수는 7일 종가대비 2.77% 급락했다.

이처럼 트럼프 후보 대통령 당선 이후 채권시장이 요동치는 근본적 이유로는 트럼프 공약에 대한 우려감, 인플레이션 기대감 확산 그리고 달러화 강세를 들 수 있다. 무디스사가 추정한 트럼프 공약 이행 시나리오별 소비자물가와 재정수지 그리고 금리 추이를 보면 공통적으로 물가상승 압력과 瑩ㅌ痴?적자에 따른 금리 급등을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 공화당의 전통적인 정책인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라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인플레이션 압력과 재정적자 확대로 금리 상승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서는 ‘트럼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미국을 제외한 여타 지역, 특히 이머징 국채시장이 큰 동요를 보이고 있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달러화 흐름을 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달러화는 가파른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미국 재정수지 적자 확대 리스크가 중장기적으로 달러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미국과 Non-US간 금리 스프레드 확대와 이머징 경기 불안 리스크 확대에 힘입어 달러화 강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달러화 강세와 함께 미국 금리 급등에 따른 미국과 이머징간 금리 스프레드 축소로 이머징 채권시장에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급격히 이탈하면서 이머징 채권금리 상승과 이머징 통화약세를 유발시키고 있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 금리가 급등하면서 미국과 한국간 10년 국채금리 스프레드가 역전되면서 2005년 이후 미국-한국간 10년 국채금리 스프레드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금리의 상승이 트럼프 대통령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중심으로 한 미국 경제성장률 상승과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선반영한 것이라면 그 동안 꾸준히 제기되었던 자금순환(Rotation)의 본격적 시작을 의미할 수 있다. 즉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문제는 금리상승 속도이다. 급격한 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이상의 인플레이션 압력의 확대로 미국 금리가 향후 급격히 상승한다면 채권은 물론 주가 그리고 부동산 가격 역시 조정압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소위 긴축발작이 재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미국 금리급등과 단기 달러화 강세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를 급격히 위축시키면서 각종 이머징 자산에 대한 매도 압력을 높일 것이다.

결국 향후 미국을 제외한 Non-US, 특히 이머징 주식시장이 안정내지 반등하기 위해서는 금리안정 혹은 금리의 완만히 상승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금융시장이 트럼프 시대를 앞두고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는 금리 추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shpark@hi-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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