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vs 펀드] "지수만 추종? 똑똑한 투자로 좀 더 먹자"…스마트베타 ETF 급부상

입력 2016-11-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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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TF 중 25%…국내선 아직 걸음마
주요 자산운용사 관련 상품 잇단 출시

특정종목 담아 지수 이상 수익률 추구
시장예단 금물…자산배분 차원 접근을



[ 김우섭 기자 ]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설정액 중 25%는 이른바 ‘스마트베타’로 불리는 상품군에 몰려 있다.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데서 한발 나아간 전략적인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한국 시장에서 스마트베타 ETF는 걸음마 단계다. 점유율도 1.4%(3370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요 자산운용사는 최근 스마트 베타 전략을 내세우며 로볼, 모멘텀, 베타플러스 등의 ‘이름표’를 앞에 붙이고 각종 ETF를 출시하고 있다. 스마트베타 ETF의 개화기가 멀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베타’보다 높은 수익률 추구

ETF는 특정 지수의 오르내림에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스마트베타 ETF엔 포트폴리오 조정 기능이 더해져 있다. ‘베타’는 코스피200(한국), 닛케이225(일본) 등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지수의 평균 수익률을 뜻한다. 펀드매니저들은 지수에 포함된 종목 중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종목만 추리는 등의 방법으로 베타 이상의 수익률을 노리는데, 이를 ‘스마트베타’라고 부른다.

스마트베타 전략은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유형으로 로볼을 들 수 있다. 로볼은 ‘로 볼러틸리티(low volatility)’의 약자다. 우리 말로 바꾸면 ‘낮은 변동성’이란 의미다. 시장이 많이 출렁일 때도 움직임이 그다지 크지 않은 변동성이 낮은 주식에만 투자한다는 함의가 담겨 있다. 정반대 성격의 상품도 있다. ‘베타플러스’는 시장 평균보다 변동성이 큰 주식에만 투자한다. 최근 상승세가 눈에 띄게 좋은 주식을 추린 ‘모멘텀, 최근 가격이 하락한 주식들을 모은 ‘밸류’ 등도 스마트베타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꼽힌다.

일부에선 스마트베타 상품을 액티브 ETF로 부르기도 한다. 시장의 대표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는 면에서는 액티브 펀드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다만 스마트 베타 ETF는 특정한 기준에 따라 만든 지수에 포함된 종목을 특정 기간(예를 들면 6개월) 그대로 담아 둔다.


자산 배분 차원에서 접근해야

14일 기준으로 설정액이 가장 큰 스마트베타 ETF는 ‘삼성KODEX200가치저변동’(설정액 739억원), ‘삼성KODEX배당성장’(887억원), ‘미래에셋TIGER코스피고배당’(382억원) 등이다.

코스피200 ETF는 증시가 오를 때 유리하고 코스피200 인버스 ETF는 하락하는 시장에서 유리한 것처럼, 스마트 베타 ETF도 유형에 따라 유리한 장세?있다. 통상적으로 시장이 하락했다가 반등할 때는 ‘밸류’, 시장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일 때는 ‘모멘텀’이나 변동성이 큰 주식들을 모은 ‘베타 플러스’의 수익률이 좋다.

올해는 혼조세다. 스마트베타 상품 중 설정액 2위(739억원)인 ‘삼성KODEX200가치저변동 ETF’는 연초 이후 7.51%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변동성이 낮은 대형 가치주를 중심으로 담은 게 주효했다고 설명한다. 성장주 위주로 담은 ‘미래에셋TIGER베타플러스 ETF’도 선전했다. 연초 이후 5.99%의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던 배당주 ETF들은 성적이 저조하다. ‘삼성KODEX배당성장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65%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스마트베타 ETF를 자산배분 차원에서 골고루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 흐름을 예단, 한 가지 성격의 ETF에 집중했다가는 낭패를 볼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시장의 분위기가 바뀔 때마다 조금씩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지수 수익률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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