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공격 영업'…HDC신라 턱밑 추격

입력 2016-11-15 17:38  

신규면세점 3분기 실적…신세계 매출 1000억 육박

명품 발 빠르게 확보 주효…유커 몰리는 명동 입지 한몫
"적자 크지만 버틸 수 있다"

HDC신라는 내실 다지기…"이르면 12월 흑자 전환"



[ 강진규 기자 ]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사진)의 ‘경영 능력 시험대’로 여겨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매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고급 시계 등 명품 브랜드를 속속 입점시키고, 한류스타 광고모델 여러 명을 기용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6개월 먼저 영업을 시작한 HDC신라면세점의 매출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넉 달 만에 하루 매출 10억원 돌파

15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매출은 993억원이었다. 지난해 새로 면허를 받은 5개 신규 면세점 중 매출 1위인 HDC신라면세점(1055억원)과의 격차는 6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영업 일수(92일)를 고려한 하루 평균 매출은 10억7934만원으로 전 분기 4억6456만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는 입점을 계획한 명품 브랜드 매장이 서둘러 문을 연 것이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작업은 정 사장이 주도했다. 정 사장은 면세점 매장 구성과 브랜드 입점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매장이 많아지면서 매출이 많이 발생해야 돈을 버는 여행사와 가이드들에게 ‘살 게 많은 면세점’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많이 찾는 명동에 있는 점도 신세계 명동점의 매출이 잘 나오는 이유로 꼽힌다. 한 중국인 가이드는 “중국인들은 한국 1위 면세점인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포함해 2~3곳에서 면세쇼핑을 원한다”며 “관광 동선상 롯데면세점 인근에 있는 신세계 명동점을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광고모델을 늘리는 등 마케팅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신세계 명동점은 한류스타인 가수 지드래곤과 배우 전지현, 아이돌그룹 아이콘 등 복수 모델을 쓰고 있다. 다른 신규 면세점들은 광고모델이 없거나 한 명만 쓰고 있다.


◆적자에도 투자 지속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에 적자 폭은 큰 편이다. 신세계 명동점은 3분기에 1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규 면세점 중 손실 규모가 가장 크다. 신세계는 지금의 적자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투자를 계속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신세계면세점 실적 부진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버틸 체력이 있다”고 답하며 이 같은 계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HDC신라는 “무리한 마케팅을 통한 매출 확대보다는 흑자전환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HDC신라는 3분기 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규 면세점 중 적자 폭이 가장 작다. HDC신라 관계자는 “초기 마케팅을 위해 지급하던 높은 수준의 송객 수수료를 현실화하고 선불카드 지급 마케팅을 줄였다”며 “이르면 12월에 월별 실적 기준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갤러리아면세점63과 SM면세점도 아직 적자 상태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3분기 428억원의 매출과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M면세점은 매출 265억원, 영업손실 68억원이었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중국 여행사와 가이드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가 많게는 40%까지 오른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이익을 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주)두산에 속한 두타면세점은 실적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는다. 업계에선 두타면세점이 3분기에 60억~70억가량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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