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만수 기자 ] 국내 상장사들이 지난 3분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동반 부진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전체 이익 증가세는 한풀 꺾였지만 철강 건설 전기가스 서비스업 등의 이익은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15일 511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은 28조9923억원으로 작년 동기(27조4966억원)보다 5.44% 늘었다. 다만 매출은 392조527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79% 줄었고 순이익도 20조7591억원으로 6.40% 감소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3조원 이상 줄었고 현대·기아자동차의 장기 파업까지 겹친 가운데 상장사 실적이 의외로 호조를 보인 것은 기계(영업이익 전년 대비 99.52% 증가) 건설(37.91%) 전기가스(20.62%) 철강(13.31%) 종이목재(33.73%) 통신(7.99%) 운수창고(7.82%) 등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들이 흑자로 돌아선 것도 한몫했다.
연간 전망은 여전히 밝다. 올 1~3분기 누적기준으로 시야를 넓히면 영업이익(91조9621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67% 늘었고 순이익(68조3671억원)도 10.79% 증가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실적은 예상치에 거의 부합한다”며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마른 수건을 짜내는 식의 비용 절감을 통한 이익 증가는 한계가 있는 만큼 내년에는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형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 상장사 683곳의 3분기 매출(33조8784억원)은 작년 동기보다 3.64% 늘었지만 영업이익(1조8756억원)과 순이익(1조331억원)은 각각 1.90%, 34.86% 감소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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