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밑에 지하실…중소형주펀드의 추락

입력 2016-11-15 18:57   수정 2016-11-16 16:27

지난달 수익률 -5.5%…40개월 만의 최저치

중소형·소비재주서 대형·IT주 장세로
올해 수익률 -13.6%…2008년 이후 최저
연이은 악재에 펀드 환매 급증
국민연금 중소형주 투자 확대가 '희망'



[ 김우섭 기자 ] 중소형주 펀드인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0%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모범생 펀드’의 대명사였던 이 펀드가 올해는 설정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7월을 제외하고 매달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등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 최하위권(-23.12%)에 머물러 있다. 또 다른 ‘스테디셀러’였던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2014~2015년 수익률 42.44%) 역시 올해는 -20.83%로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국내 중소형주 펀드 전체로 넓히면 93.02%(40개)가 손실을 보고 있다.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는 “‘이제는 바닥이겠구나’ 생각한 순간 국내외에서 다양한 악재가 발생하고 다시 환매가 급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허탈해했다.


◆2008년 이후 첫 ‘마이너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43개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5.51%를 기록했다. 월별로 따지면 2013년 6월(-6.74%) 이후 가장 낮은 수익률이다. 중소형주 펀드 수익은 이달에도 1.41% 줄어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13.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펀드 형태로 투자할 수 있는 국내 금융상품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1.18%)을 훨씬 밑돈다.

지난 10년간 중소형주 펀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수익률 보증수표’로 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엔 수익률이 -37.22%였지만 이듬해인 2009년 58.35%로 반등한 뒤 매년 플러스 수익률을 내왔다. 지난해에도 평균 11.47%의 수익을 내며 1조7511억원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180도 달라졌다. 지난 5년 동안 중소형·소비재주가 주도해온 시황이 올 들어 대형·정보기술(IT)업종이 주도하는 장으로 바뀌었다. 중소형주 펀드 매니저들은 대표 대형주인 삼성전자나 금융지주사 등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데 익숙지 않다. 삼성전자를 편입한 펀드와 그렇지 않은 펀드는 수익률이 크게는 1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인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최순실 게이트’ 등 주식시장에 악재가 연이어 터져나온 것도 부담이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주식시장 내에서도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중소형주는 하락할 경우 그 폭이 대형주에 비해 크다”며 “수익률이 바닥이라고 판단한 타이밍에 악재가 계속 나오면서 꼬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구세주’ 될까

수급 요琯?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주식형펀드에서 6조404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펀드 환매 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운용사가 보유 종목을 팔아야 하는 국면에선 수익률이 개선되기 어렵다. 그나마 주식시장을 지탱하던 외국인들도 트럼프 당선 이후 ‘팔자’로 돌아섰다. 한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는 “코스피지수가 2100선 이상을 꾸준히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줄면서 신규 자금 유입은커녕 자금 유출세만 가팔라지고 있다”며 “지난해와 같이 식음료, 바이오 등 시장 주도주가 나타나지 않는 한 중소형주 펀드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연금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연말까지 약 1조원의 자금을 풀면서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수급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11일 주식 위탁운용사 10곳을 선정하고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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