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수능 출제진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6월·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로 출제했으며 탐구·제2외국어 영역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줄이는 데 힘썼다”고 밝혔다.
정진갑 수능출제위원장(계명대 교수)과 김영욱 수능검토위원장(서울시립대 교수)은 17일 오전 8시4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제 방향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이번 수능에서 가장 신경 쓴 점은 적정 난이도 일관성 유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난이도가 높은지 낮은지의 문제보다 6월·9월 모의평가 수준과 유사하게 출제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도 “탐구와 제2외국어 영역의 경우 선택과목에 따라 유·불리 현상이 일어나므로 그 부분을 최대한 피하도록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 목표는 따로 설정하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오류 없는 문항이 우선이고 전체적으로 ‘등급 브레이크’가 없을 정도의 난이도 분포에 신경을 썼다. 만점자를 몇 %로 잡느냐는 이번 출제에서 고려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출제 오류를 줄이기 위해 학생 입장에서 시험을 치른 뒤 피드백하고, 세부 분야 전문가가 영역간 교차 검토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최종적으로 과목별 문항점검위원회를 개최해 출제진과 검토단이 함께 토론하고 검증한 뒤 문제를 출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지적된 수능 출제의 문제점을 최대한 보완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지난 수년간 수능은 모의평가 변별력과 차이가 큰 ‘널뛰기 난이도’를 나타내는가 하면 선택과목간 편차로 특정 과목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현상도 보였다.
한때 교육 당국이 내세웠던 ‘영역별 만점자 1% 수준’ 출제에 계속 실패하자 최근엔 이러한 방침 자체를 세우지 않고 있다. 교육 당국은 출제 오류 문제가 이어지자 지난해 수능 직후 수능개선위원회를 출범시켜 운영체제를 점검하기도 했다.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유명 강사가 문제를 유출한 사건과 관련해선 “보안 절차가 크게 강화돼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모의평가에선 출제·검토위원이 일찍 퇴소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 수능에선 절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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