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병훈 기자 ] 클레어 코너는 극우단체 존버치협회의 열성 회원 가정에서 자랐다. 1958년 설립된 존버치협회 회원들은 모든 사회 문제에 ‘빨갱이들의 음모’가 있다고 믿는다. 부모의 사상적 강요를 받은 코너는 열세 살부터 이 단체 회원으로 활동한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부모가 잘못된 신념에 빠져 있다는 걸 깨닫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분투한다.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는 코너가 어린 시절 경험담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부모가 남긴 서류와 개인 기록, 각종 사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빨갱이’에 대한 공포가 끊임없는 음모론을 낳고 이것이 다시 과도한 불안을 만들어 더 큰 음모론을 재생산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린다. 극단적 신념은 가정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저자의 부모는 자녀에게 고성을 지르고 손찌검하는 등 점점 거칠게 변해갔다. 저자는 “신념의 올가미는 그들을 옥죄어갔고, 자녀들은 희생양이 됐다”고 회고했다. (클레어 코너 지음, 박다솜 옮김, 갈마바람, 424쪽, 1만8000원)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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