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투자 올스톱] 재계 최대행사 '최순실 직격탄'…내년 '경제계 신년인사회' 날짜도 못잡아

입력 2016-11-17 18:32  

박 대통령·대기업 총수들 참석 불투명

내달 5일 '무역의 날'도 예년에 비해 썰렁할 듯



[ 장창민 기자 ]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년 초 ‘경제계 신년인사회’ 개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참석 대상인 박근혜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대부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참석 자체가 불투명해서다. 주최 측인 대한상의는 청와대와 행사 날짜조차 협의하지 못하고 있다. 자칫 행사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매년 1월 첫째주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재계 최대 규모 행사다. 올해 1월6일 열린 행사엔 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관·재계 인사 1300여명이 모였다.

하지만 내년 초 예정된 신년인사회는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박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 총수가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 조사 대상에 올라 있는 데다 내년 초까지 특검과 국회 국정조사에까지 불려다닐 판이어서다.

대한상의는 행사를 위해 청와대와 일정 및 장소, 참석자 범위 등을 사전에 협의해야 하지만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내년 초 행사지만 이맘때 초청장을 미리 보내고, 대통령 참석 행사여서 비표 발급 대상자 등도 정해야 한다”며 “瀏??여러 사정으로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로선 신년인사회를 열기도, 취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행사를 연다고 해도 박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 회장이 대거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출연의 강제성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특검과 국정조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당사자들이 대규모 행사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렇다고 행사를 취소하기도 쉽지 않다. 매년 여는 행사인 데다 새해부터 재계 전체가 눈치를 보며 웅크린 모양새로 비칠 수 있어서다. 신년인사회는 1962년 시작돼 거의 매해 열렸다. 대통령도 퇴임을 앞둔 때만 빼고 대부분 행사에 참석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해 다음달 5일 열리는 ‘무역의 날’ 행사도 예년에 비해 썰렁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 참석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최근 수출 실적마저 좋지 않아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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