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골프공 선두주자 볼빅 문경안 회장 "아프리카·유럽서 무광택 컬러볼 대박…올 수출 1천만불"

입력 2016-11-18 17:57  

인터뷰

편견 깨니 올 수출 두 배
다양한 색상 골프공 '비비드' 남자들이 훨씬 더 많이 구입
5년 내 유럽생산 공장 건설

매출 1천억 토털브랜드 박차
골프클럽·골프웨어·장갑 등 시제품 사내품평회도 마쳐
골프공과 용품 매출 5대5로



[ 이관우 기자 ] “아프리카 유럽이 보물이에요. 올해 수출은 작년의 두 배가 넘는 1000만달러는 될 겁니다.”

국산 골프공 회사 볼빅의 문경안 회장이 요즘 화두로 삼는 것는 해외시장이다. 아침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찍고 저녁에 네덜란드로 날아가는 수천㎞의 강행군 속에서 ‘시장은 찾는 자에게만 문을 연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18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만난 그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으로 골프용품 시장이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에 “해외시장이 답”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남아공의 골프장 프로숍 한편에서 시장 조사를 할 때의 일이다. “컬러볼을 다 알고 있으려니 했는데, 골퍼들이 제품을 보고는 ‘이런 게 다 있었느냐?’며 錚遮囑箚諮? 프로숍에서 흰색 공만 팔고 있었으니 알 수가 없었던 거죠.”

네덜란드 전시회에서는 한 더즌에 45유로(약 5만7000원)라는 꽤 비싼 가격표를 붙여놨는데도 하루에 200더즌 이상 팔려나갔다. 네덜란드 역시 컬러볼이라곤 노란색, 오렌지색 두 종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예상을 깬 건 다양한 색상과 기능을 갖춘 컬러볼을 신기해한 현지인의 반응뿐만이 아니다. 여자보다 남자 골퍼들이 컬러볼을 훨씬 더 많이 사가더라는 것. 문 회장은 “부딪혀보니까 시장 개척을 가로막는 적은 외부가 아니라 편견이란 내부의 적이었다”고 말했다.

볼빅은 남아공을 거점으로 골프인구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아프리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독점판매권을 달라는 업체 두 곳 가운데 한 곳을 조만간 선정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도 51개국 판매망을 확보한 A사와 얼마 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30여개에 그쳤던 수출국이 올해 한꺼번에 65개로 늘어난 배경이다.

유럽에서는 올해 선보인 무광택 컬러볼 ‘비비드’가 요즘말로 ‘대박’을 쳤다.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이 적어 어드레스 때 볼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는 평이 많다. 국내에선 김영란법 시행에 대비해 얼마 전 내놓은 4만9900원짜리 8구 세트, 일명 ‘란세트’가 반응이 좋다. 5만원 미만으로 만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어 ‘가성비 갑’이란 평이 나온다. 그 덕분에 충북 음성 공장은 주말과 공휴일을 반납할 정도로 완전 가동하고 있다. 문 회장은 “몰려드는 주문에 빨리 대응하기 위해 2020년까지 유럽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틀리스트처럼 토털 브랜드 기업으로 키우는 차세대 성장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골프클럽, 골프웨어, 골프화, 장갑 등 ‘골프의 모든 것’에 볼빅 브랜드를 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공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서다. 상당수 품목은 이미 시제품을 제작해 사내 품평회까지 마쳤다. 목표 매출은 1000억원. 골프공 매출과 나머지 용품 매출 비중을 5 대 5 정도로 가져가겠다는 것이 문 회장의 구상이다.

회사는 골프공 사업은 올해가 가장 힘든 해가 될 것이란 세간의 우려에도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문 회장은 “수출 호조 덕분에 매출이 350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난해 줄었던 영업이익도 다시 플러스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볼빅은 지난해 28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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