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우리나라는 지금 1997년 IMF 사태에 버금가는 국가적 위기에 처해 있어요. 20년 전 외환위기가 경제의 붕괴로 초래됐다면 지금은 정의가 무너져 사회 전체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지난 22일 전남대 대학본부에서 열린 ‘용봉포럼’ 강연자로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56·사진)은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국정농단 사태를 이같이 진단하면서 “(대선이 치러지는) 2017년에도 호남의 선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호남과 한국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 만큼 호남 민심이 박근혜 정부 심판과 정권 교체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한 셈이다.
박 의원은 “나라가 망할 것 같은 (외환)위기를 맞고 나서야 김대중 정권이 탄생했다”며 “호남은 혼란기, 변혁기마다 용기와 정의로 나라를 구하고 역사의 물꼬를 트는 선택을 해왔다. 2017년에도 호남의 선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작금의 국가위기는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정책과 부정부패가 누적돼 나타난 결과”라고 짚은 뒤 “2017년의 시대정신은 통일과 경제불평등 해소에 있다. 내년 대선의 선택 기준도 이 두 가지 축을 누가 잘 이끌고 실천할 수 있는지에 모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 지금을 정보융합의 시대인 ‘4차 산업혁명기’로 정의하며 미래 주역인 학생들에게 소통·공유·융합의 리더십을 주문했다. 그는 “이 시대의 지도자라면 다양한 가치와 생각, 세력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남대는 학교 구성원과 지역민들을 위해 다양한 주제로 각계 저명인사를 초청해 용봉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이날 강연은 전남대 학생과 교직원, 지역주민 300여명이 참석해 호응하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박 의원은 경희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언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MBC 로스앤젤레스 특파원, 보도국 경제부장 등을 거쳐 정계에 입문해 내리 4선(17~20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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