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에 속한 도시 한 곳이 있다.
롤렉스와 80년이 넘도록 오랜 기간 인연을 맺고 있는 곳이다.
도시 이름은 데이토나.
이곳은 110년이 넘은 스피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903년부터 데이토나 해변에서 자동차 경주가 열렸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라고 자부하는 이들이 이곳에서 신기록 수립을 위해 몸을 던졌다.
단단한 백사장은 자동차가 달리기에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1903년부터 1935년까지 최소 80개 이상의 공식 기록이 수립됐다.
이 중 세계 신기록이 14개였다고 한다.
1904년 데이토나에서 첫 세계 신기록이 나왔다.
W.K 반더빌트가 시속 92마일(148km/h)의 속도를 기록한 것이다.
1910년에는 바니 올드필드가 라이트닝 벤츠로 시속 131마일(210km/h)를 기록했다.
올드필드는 이 기록을 세운 후
“인간이 달성할 수 있는 속도의 한계에 가까운 기록”이라고 말했다 한다.
하지만 오늘날 어지간한 중형차급 이상 차들은 210km/h의 속도에 도달한다.
올드필드의 자신만 맨?전망은 맞지 않았던 것이다.
올드필드 이후 9년 뒤인 1919년, 걸출한 드라이버인 랄프 드팔마가
12기통 엔진을 장착한 패커드 자동차로 시속 149마일(240km/h)를 찍으며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새로운 기록은 이후 10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1920년대에 두 명의 영국인들이 등장한다.
말콤 캠벨과 헨리 시그레이브가 그들이다.
이들은 모터스포츠에 기여한 공로로
조지 5세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나중에 받는다.)
이들 두 명은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 1920년대 초반까진
영국의 브루클랜즈 서킷에서 속도를 겨뤘다.
기록은 점점 더 향상됐고, 타원형의 콘크리트 경기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
두 사람은 마음껏 달릴 수 있는 해변으로 눈을 돌렸다.
처음에는 영국의 팬다인 샌즈, 사우스포트에서 경주를 벌였지만 역시 불만족,
미국 데이토나 해변을 찾게 됐다.
영국에서 미국으로 날아올 정도라면
데이토나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 당시 두 사람은 비행기만이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속 200마일, 321km/h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엔진을 비밀리에 제작했다.
항공기에 들어갈 법한 엔진을 차량에 이식하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데이토나 해변, 그들은 새로운 엔진을 얹은 자동차를 갖고 나온다.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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