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5차 주말 촛불집회' 200만 집결하나…정국 최대 분수령

입력 2016-11-25 07:53  


'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주말 촛불집회가 26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로 열린다. 주최 측은 최대 200만명 참가를 예상한다.

경찰과 시민단체에 따르면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6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 행사를 연다.

검찰이 이번 사건에서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하자 박 대통령 측이 수사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각계의 퇴진 요구에 "차라리 탄핵하라"며 강경 모드로 맞서는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가늠할 중요한 계기로 보인다.

주최 측이 계속 시도하고 있는 '청와대 둘러싸기' 행진이 가능할지도 관심이다.

주최 측은 이번에도 청와대 입구 신교동로터리와 삼청로 등을 지나는 행진을 신고했으나 경찰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경로를 율곡로 남쪽까지로 제한했다.

광화문 앞 율곡로와 사직로를 동서로 행진하는 9개 경로는 모두 허용됐다.

앞서 이철성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율곡로·사직로까지는 행진을 허용하되, 율곡로 북쪽은 교통 소통 ?이유로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주최 측은 경찰이 금지·제한한 4개 집회 장소와 4개 행진로에 대해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앞서 19일 4차 집회를 앞두고 법원이 낮 시간대에 한해 청와대 인근 행진을 일부 허용한 전례가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주최 측도 이를 고려한 듯 이번에는 청와대를 에워싸는 행진을 낮 시간대인 오후 4∼6시로 계획했다.

4차 집회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경찰 추산 26만명)이 모인 3차 집회 이후 전국에서 동시다발 집회 방식으로 열려 한 차례 숨을 고르는 계기로 관측됐다. 당일 전국에 모인 인원은 95만명(경찰 추산 26만여명)으로 규모는 비슷했다.

26일 집회는 3차 집회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서울 집중집회인 만큼 전국 각지에서 열차나 버스로 상경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3 수험생이나 가족 단위 시민들도 다수 참가할 전망이다.

최근 시국선언을 한 서울대 교수들은 당일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서울대 교수 일동'이라고 쓴 깃발을 들고 집회에 참가한다. 잇따라 동맹휴업을 결의한 대학생들도 거리로 대거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지역에서 '전봉준 투쟁단'을 꾸려 트랙터 등 농기계와 화물차로 서울을 향해 이동 중이다.

경찰은 차량 수백대가 서울 도심에 몰리는 것 자체만으로 교통에 큰 방해가 되고, 나락 등을 싣고 와 도심에 뿌릴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서울 진입로에서부터 전농 차량을 철저히 차단할 방침이다.

전농은 당일 오후 5시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농민대회를 연 뒤 밤새 노숙농성하고서 다음날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가한다.

경찰은 농민대회가 도심 교통에 어려움을 줄 우려가 있다며 금지 통고했다.

퇴진행동은 "12일 서울 100만 시위, 19일 전국 100만 시위에도 박근혜 정부는 반격과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우리가 '들불'임을 저들에게 확인시키고, 주권자로서 '시민저항행동'을 선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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