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특급호텔들 "할랄푸드로 무슬림 관광객 잡아라"

입력 2016-11-27 16:55  

더플라자 등 할랄 코스 메뉴 잇단 개발
5개 호텔 레스토랑 '무슬림 친화 인증' 받아



[ 강진규 기자 ]
서울 중구 소공로에 있는 특급호텔인 더플라자호텔은 호텔 내 중식당 도원과 일식당 무라사키, 이탈리안 레스토랑 투스카니에서 ‘할랄’ 코스 메뉴를 판다.

할랄은 ‘허용된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상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식품·의약품·화장품 등에 붙는 인증이다. 육류 중에서는 단칼에 정맥을 끊는 방식으로 도축한 양·소·닭고기를 할랄식품으로 인정한다. 채소, 과일, 곡류, 해산물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돼지고기와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으면 할랄 식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할랄 식품 시장은 세계 식품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시장이다.

무라사키는 할랄 방식으로 기르고 도축한 양갈비 스테이크를 비롯해, 보리새우, 채소튀김, 생선회와 초밥, 버섯 우동, 연어구이, 농어구이 등을 코스 요리로 묶었다. 투스카니도 양갈비를 활용해 코스 요리를 준비했고, 도원은 육류 대신 해산물을 중심으로 코스를 만들었다.

더플라자호텔이 이 같은 노력을 하는 것은 무슬림 고객을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서다. 더플라자호텔의 레스토랑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에 등록됐다. 더플라자호텔 관계자는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는 무슬림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 주관 무슬림 친화레스토랑 인증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무슬림 친화레스토랑은 총 2단계의 심사를 걸쳐 선정된다. 심사를 원하는 특급호텔에서 한국관광공사 측에 호텔 정보, 레스토랑 정보, 할랄 메뉴 운영 정보, 할랄 식재료 수급, 운영방안, 서비스 등을 기입한 심사서류를 제출하면 할랄 푸드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1차 서류 심사를 한다.

이후 통과된 레스토랑에 한해 한국능률협회인증원, 관련 학과 교수 등의 심사위원이 호텔을 직접 방문해 레스토랑 위생 상태, 할랄 메뉴, 할랄 인증 식재료 보유, 서비스 등의 2차 심사를 하고, 2가지 심사를 통과한 레스토랑은 총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인증마크를 부여받는다.

할랄 레스토랑 인증은 총 4단계로 한국이슬람교중앙회가 인정하는 △할랄 인증(Halal Certified), 무슬림 셰프를 고용하고 알코올 음료 판매를 하지 않는 곳에 부여하는 △무슬림 자가 인증(Self Certified), 할랄 인증 식재료를 사용하고, 관련 메뉴를 상시 판매하는 △무슬림 프렌들리(Muslim Friendly),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포크 프리(Pork Free) 등이 있다.

서울 시?특급호텔 중 무슬림 친화레스토랑 인증을 받은 곳은 더플라자호텔을 포함해 모두 다섯 곳이다. 롯데호텔서울은 고객이 요청하면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모든 메뉴를 할랄 식재료로 변경해 제공한다. 여의도에 있는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도 파크카페 레스토랑이 할랄 스테이크와 탄두리 치킨 등이 포함된 ‘할랄 벤또 세트’ 2종을 판매한다.

임피리얼팰리스서울의 뷔페 레스토랑 패밀리아에선 할랄 인증 육류를 활용한 10종의 단품 메뉴를 마련했다. 잠실 롯데호텔월드의 중식당 도림에서도 요청 시 할랄 인증 식재료를 사용해 요리를 만든다.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서울호텔은 인증은 받지 않았지만 아시안푸드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레스토랑 ‘아시안라이브’에 할랄 전문 셰프를 고용했다. 다진 양고기를 곁들인 ‘램 후무스’, 으깬 밀에 다진 토마토와 양파, 파슬리가 들어간 ‘타블리 샐러드’, 생선요리인 ‘아라빅 피쉬’, 다진 소고기와 양고기로 만든 ‘쉬쉬케밥’ 등 중동의 독특한 향신료가 결합된 30여종의 할랄 메뉴를 팔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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