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태윤 기자 ] “지난해 1만3234㎞를 달렸고, 5번의 전국일주, 22번의 여행기획을 짰어요. 인간관계가 다 끊길 정도로 여행에 푹 빠져 산 1년이었습니다.”
‘여행꾼’이 되고 싶은 갈망을 담은 김유림 씨(23·명지대 문헌정보학과·사진)의 프레젠테이션(PT)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원형진 모두투어 홍보부 차장은 PT에 대한 소감을 밝히면서 “꼭 우리 회사에 지원하세요”라고 당부했다. 심원보 여행박사 마케팅부서장도 “많은 여행사에서 탐낼 인재”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은 잡콘서트 때마다 입사지원자들이 직접 현직자 앞에서 자신의 입사 열정을 담은 5분 PT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명 ‘나를 채용하세요’란 프로그램이다. 지난 25일 여행사 빅4 잡콘서트에는 지원자 3명이 300여명의 관중 앞에서 PT를 했다. 김씨는 도대체 어떤 PT를 했길래 이런 갈채를 받은 것일까?
김씨는 본격적인 PT에 앞서 자신을 ‘디테일과 야무진 손, 강철 정신력을 지닌 예비 여행 컨설턴트’라고 당당히 소개했다. 여행하는 것보다 △예산 짜기 △일정 브리핑 △맛집 가이드 제작 등 여행을 만드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2학년 때 우연히 알게 된 중소 여행사에 입사했다. 1년간 전국일주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여행가이드를 하면서 보람과 재미를 느꼈다. 그 덕분에 서울 토박이가 전국 어디에 가도 자신을 반겨줄 많은 친구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이어리에 빈칸이 없을 정도로 빽빽한 일정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여행 계획을 짜는 열정이 있었지만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위기를 겪었다. “제 통장 잔액도 ‘0원’이었는데 회사 통장 잔액 또한 ‘0원’인 거예요. 꿈이 아니라 돈 때문에 동료들이 하나둘 떠나갈 땐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김씨는 여행업이 이렇게 힘든데 왜 계속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매일 밤을 새웠는데 200만원이 넘는 월급을 받으며 일한다면 얼마나 더 재밌게 일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해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부산에서 올라온 이현희 씨는 “여행을 통해 삶의 목표가 생겼다”며 여행사 인사팀장 앞에서 PT를 결심한 계기를 소개했다. 또 다른 PT 지원자 이윤진 씨는 어릴 적부터 여행을 좋아해 전 세계 각지를 돌아다녔다고 했다. 이들의 PT 영상은 페이스북 한국경제신문 또는 한국경제신문JOB 페이지(www.facebook.com/hkjobcoaching)에서 볼 수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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