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해운업계 원로 정남돈 선생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본지 기자에 보내온 글입니다. 정남돈 선생은 1990년 조양상선이 국내 최초로 세계일주항로를 개척할 때 개발팀장을 맡아 활약했고, 이후 세양선박 대표 등을 지냈습니다. 모바일한경은 앞으로 정 선생이 보내온 해운업 관련 기고를 연재할 계획입니다.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현장의 사실
알다시피 원양해운의 매출은 90% 이상이 해외에서 일어난다. 10조의 운임을 벌면, 9조는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이다. 공장을 돌리지 않고 직원들이 전화통으로 하나하나 개개 컨테이너 요 수출 액수라 보면 된다. 국제기업끼리 치열하게 경쟁해서 번, 즉 선박과 IT 시스템으로 책상에서 번 순수한 우리 직원들이 만든 알찬 돈이다. 재료는 선박이요, 가공은 언변으로 선적할 컨테이너를 모은다. 때로는 발품 팔아가며 방문해 협상하고 세일즈 하고 번 것이다. 자동차도 없던 시절 해외지사 직원이 중고 자동차를 사면 그는 사표를 내야 할 정도였다. 그만큼 회사도 국가도 내핍생활로 어렵게 지냈고 은행금고가 빈 통이었던 시절이었다.
지금 우리가 가야 하는 즉 제조업의 잉여 인간을 수준 높은 서비스업으로 돌려야 하는데 앉아서 일하는 소위 사무실 態汰?전부 외세에 점령당했다. 은행팔고 될 상한 기업 팔고... 젊은이 일자리도 없는데 자식은 왜 낳아 누구 책임을 지울 건가? 정치 잘못하면 나라가 통째로 날라 갈 것이다.
첫째 금융이 워낙 부실하고 부족하다 보니 세계 상선대와 싸울 거금의 돈이 필요한 선박구비에 투자할 자금 구하기가 어려운 나라이다. 국책은행도 빌려주더라도 그 이자율은 타국에서 빌리는 이율보다 2~3배로 상당히 높아 경제성이 없었다. 결국 열심히 외국에서 벌어 국가 은행에 갖다 바치는 모양새를 유지하면서도 그렇게 우리 해운계는 담보를 대고서도 은행 횡포에 시달렸다. 이 과정에서 금융사와 해운사가 조화가 어렵다. 마치 역적 같은 잔악한 횡포를 해운사에 부리는 사악한 토종뱅크들에 시달리며 해운사가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조선업을 해양수산부로 넘겨 국적선대를 조정하며 관리하는 게 맞다. 시장수요를 보며 수주하고 운항관리를 맞추어 우리 선대를 기획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연하다.
지금의 현대 한진 선박은 경제선이 아니다. 모두 바꾸고 사이즈도 13,800 TEU급 ~20,000 TEU 급 이상 큰 것으로 조속히 교체해야 한다. 왜냐하면 1위 머스크 라인(MSC 및 CMA/CGM이 공동으로)이 18,270 TEU급 이상 사이즈 경제선박, 작은 배로 운항하고 있다. 이들이 재래선 운임한계 이하로 다운시켜 시장에 내 놓으니 비경제선인 한진·현대 급 사이즈의 한계마진을 만들지 못해 운항하면 손해가 나는 것이 지금의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는 일본도 대만, 중국도 마찬가지라 국가자금을 선사에 충당하며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선박의 크기로는 서구선대와 경쟁이 불가하니 미래투자도 조속히 선행되어 조선소도 같이 살리는 개벽적인 정책적 현안의 문제로 올려 우선 정리하고 가야 하는 것이다.
실로 한진해운은 현대상선 선대와 비교해도, 선대확보 노력에 있어 성공은 월등하다. 그동안 대한항공이라는 거대 점보제트 항공기라는 담보처가 있었기 때문에 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선사가 선박을 조선소에 주문하고, 용선하고 세계 중심 반열에 올라 짧은 기간에 선박을 확보해 큰 상선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무기로 한국을 빛내고 자존심 세우고, 기라성 같은 대항해시대 악랄한 제국주의 침탈적군을 상대로 런던에서 구주 운임동맹에 대항해 혈투로 정쟁을 단련했다. 그때 너무 싸워 한국선사들은 유럽바다에서 쫓겨나는 줄 알았다. 동맹에서 쫓겨날까봐... 또 해외기지 한진 직원들은 대한항공의 협조로 외국 이동시 적기에 비행기 좌석도 특혜로 이용했고, 각 항구 지사 등 세계 곳곳의 교두보(100 곳, 준 교두보 대리점 40곳)를 세우며 확장했다. 이런 효율적 자매회사가 그 누구도 없다. 현대상선도 없다. 현대는 한진해운 역량에 비해 거의 1/3 수준이다. 그런데 국가는 2등을 잡고 1등으로 키우겠단다.
- 이런 회사를 또 만들 수 있나고?
- 현대 올챙이가 한진 개구리를 잡아먹는다고(합병)?
글쎄 무리다. 한진 시스템은 Tricon의 세계일주 항로를 기초로 만든 플랫폼이다. 현대가 가서 합병해 무수리 짓을 하면 다행이다. 한진해운 사이즈를 대체할 선박도 없다. 아마도 국책 은행이 한진해운이 가진 숨은 글로벌 IT 파워를 간과하고, 국책은행이 자본의 파워를 과시하기 위해 세계경제나 국가 경제의 역학도 잘 모르면서 오만하게 과시하고자 한 것인지도 모른다. 알다시피 KIKO 사태로 중소기업을 몰 肄쳐?그랬고, 조양상선을 골로 보낸 것도 우물은행들이 한 짓이다. 심지어는 부도 난 전자회사를 그들이 갖고 있던 특허 내용도 보지 않고 중국 업체에 매각해 되레 특허 사범으로 몰리는 한국기업도 있다.
아마도 우리 금융기관은 한진해운을 법정관리를 결정해 놓고도 그 이후는 감당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들 시야보다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어느 기업의 스케일 보다 큰 세계적 공격 호랑이 한 마리를 때려 눕혀 놓았다. 세계 바다와 항구가 요동친다. 회사자체가 개방적이지(해운 특성상) 못한 약점을 물고 그랬지 않나 싶다. 큰 오산을 했다. 그들 은행이 비집고 들어와 국제영업을 하는 기업들에 간섭할 시기는 지났다. 금융지식의 능력으로만 그 기업의 기능과 세계 영향력을 알 수 없다. 이런 식이라면 미국 GM 같은 회사가 한국에 있었다면 100 번 이상 부도나 사라졌을 거다. 자기 지식도 지혜도 불충분 하면서 이제 잡고 보니까 너무 큰 줄을 알 것이다. 예전의 회사들이 아니다. 이제 글로벌 대기업은 신뢰와 꿈을 갖고 승부한다. 삼성 직원들이 보너스를 포기하며, 갤럭시7 충전부속의 리콜을 선택한 것도, 그들의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과 애국적 경쟁심도 함께 작용한 것이다. 금융맨들은 이 기회에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할 때이다.
그래야 어마어마한 한국 기업들의 세계적 시야와 스케일을 알고 같이 발맞추어 세계장악에 동반할 것이다. 그러므로 도와주어야 하고, 생기를 찾을 때까지 조용히 처리해야 하고, 실패 시에는 그 파급효과가 IMF 사태를 버금간다고 필자는 말했다. 오늘날 한진 사태에 우왕좌왕하는 정부 모양새와 세계 항구에서 입항도 못하고 어슬렁거리는 수많은 한진 선박의 행동에 정부는 느낌이 없는가? 이것이 곧 수준이 뒤쳐진 국책은행과 우리 정치인들이 세계로 달리는 우리 글로벌 토종기업을 발목 잡는 모양새이다. 아니 몰락으로 재촉하는 것이다. 우리 자손들의 먹거리를 '팽' 시킨 꼴이다.
알다시피 시대에 따라 변하는 선박의 현대적 첨단 기술 업그레이드 작업은 뒤처지면 또 낡은 배의 비용이 수익을 능가해 부도로 귀결된다. 이렇게 그렇게 고비마다 넘기며 신조선을 대체하며 살아남아 롱런하는 해운회사가 없다. 다시 한번 이 나라 해운회사의 역사를 보라. 겨우 대기업의 자회사로 의지해, 부정기 화물과 재정을 도움 받으며 겨우 커가는 그런 몇몇 회사들은 있다만 그들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호롱불 같은 비주류다. 우리 금융의 취약점과 불안정성이 이렇게 반복되므로 추후 국가 미래를 가늠하지 못한다.
정기선은 주로 컨테이너선 운항이나, 일개 한 나라나 한 회사의 도움으로 유지할 수가 없다. 멀티 국가 멀티시장에서 국가 이미지는 물론 출신 국가에 따라 선호하는 고객들에 인기를 얻어야 생존 가능하다. 국가 이미지는 곧 영업권의 주도권이나 패권을 쥐는 것과 같다. 또한 현장은 치열한 강국들의 첨단 선대와 속도와 운영 등 정면으로 부대끼며 속도와 시간에 승부해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해외 화물시장은(외국에서 영업이란) 경매시장 같은 Open Market(개방 시장)에서 겨우 화물을 경매하듯 확보해 선창을 채우는 일이며 결코 간단하거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 유랑하는 화물을 놓치면 나만 손해다. 마치 바다 밑 고기처럼 잡으면 내 것이 된다. 그러므로 승부 세계처럼 지기는 싫다. 그래야 미지의 남미대륙 아프리카 지하자원을 노리며 확대 장악해 항로를 우리 것으로 굳혀야 한다. 해외지사 영업직원들의 스트레스는 정말 상상 그 이상이다. 정시를 지키는 운항 팀의 무사고 행진은 지금 일본선사들 보다 월등히 고장이 적다고 한다. 지난해 일본 미츠이 오사카 라인은 짐을 잘못 선적해 대형 컨테이너선 한척이 중간에 동강이 났다. 상식이하의 수준이다.
선박은 커지고 모두 화물을 찾으려 불을 켜 경쟁하고 있다. 그냥 잡는 화물이 아니라 선창의 사정을 보고 어느 항구 화물, 어떤 지역, 화물 성질, 위험물 등등을 잘 가려서 안전한 화물을 부킹해야 한다. 넘쳐도 안 되고 모자라서도 안 된다. 컨테이너 수가 너무 많아 선창에서 만약 불이 나면 어느 것이 불씨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쇠덩어리로 만들어져 있으니 많이 부킹해도 걱정, 적게 해도 그렇다. 쇠창고는 줄이기도 늘리기도 안 된다.
그런데 한진해운의 해외교두보 100 곳이 손을 놓고 있다하니 이게 작은 일이 아니다. 교두보가 없으면 메가선도 선창을 못 채워 저절로 도산한다. 도산이 문제인가. 그놈은 한국경제에 보상금을 청구할 것이다./(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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