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와줘"…몸값 치솟는 한국 바이오기업

입력 2016-11-30 18:10   수정 2016-12-01 06:54

중국 "한국 바이오기업 모셔오자"
지분투자 넘어 공동연구까지
바이넥스 등 기업 인수도 활발
中정부차원 협업 요청도 급증

국내 바이오벤처에도 이득
까다로운 인허가규제 피하고
임상시험 비용 낮출 수 있어
잠재력 큰 시장 선점 효과도



[ 김근희 기자 ]
중국에서 한국 바이오 기업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술 등에서 앞선 한국 기업과 손잡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단순 지분투자는 물론 기술협력과 공동연구를 하는 데서 나아가 한국 바이오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양해지는 中의 K바이오 투자

중국 칭화홀딩스는 바이오 계열사인 퉁팡캉타이산업그룹을 통해 국내 바이오 기업인 바이넥스를 인수했다. 그동안 중국 자본이 국내 바이오 기업에 투자한 경우는 많았지만 인수한 것은 처음이다. 바이넥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및 의약품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기술제휴도 활발하다.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인 지엔티파마는 지난 9월 뇌졸중 치료제의 임상 2상 및 3상에 대한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의 승인을 받았다. 중국에서의 임상은 중국 아펠로아제약과 공동으로 할 예정이다. 임상 비용은 아펠로아제약이 부담한다. 바이오 벤처 제넥신도 중국 제약회사들과 손잡고 중국에서 성장호르몬치료제 등의 임상을 준비 중이다. 카이노스메드도 중국 양저우 애이디어바이오텍과 항암치료제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국내 바이오 기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협업에 나서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에서 앞선 한국 기업과의 협업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中 지방정부도 러브콜

중국 지방정부도 국내 바이오 기업 모시기에 적극적이다. 최근 중국 광둥성 중산시 관계자는 의료바이오파크에 국내 바이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한국바이오협회를 찾았다. 중산시는 한국 바이오 기업들에 협업을 요청하며 합작법인 설립, 기술이전, 공동연구 등 다양한 사업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 지방정부뿐 아니라 기업들도 한국의 유망 바이오 기업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과의 협업을 요청하는 중국 정부와 기업이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중국과 한국 바이오 기업을 이어주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윈윈하는 한·중 바이오 협력

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의약품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MS헬스에 따르면 2013년 977억달러이던 중국 의약품 시장은 2018년 1850억달러까지 급팽창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내 바이오 벤처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들도 중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 기업과의 협업은 국내 바이오 벤처에도 이득이다.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인허가 규제를 비켜갈 수 있는 데다 임상시험 비용 부담도 낮출 수 있어서다.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전략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도하는 제약·바이오 내수시장 판도를 바꾸려 자국 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기술 확보 등을 위해 국내 바이오 기업에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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