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Success Story] "대한민국호 수출엔진, 스마트·시너지·서비스 '3S'로 혁신해야"

입력 2016-12-01 16:10  

한국 수출의 재도약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 전략

한국국제경영관리학회 추계정책세미나

핵심 기술 부족한 국내 기업들 수출 부진 타개하는데 어려움 겪어
지속적인 연구개발·원천기술 확보 노력
독일형 '히든챔피언' 키우는 전략 필요

4차산업혁명 대전환기 맞아
스마트·시너지·서비스 3S로 한국 무역구조 '선진국형' 바꿔야
제조업 넘어 콘텐츠 수출 등 다양화



[ 김낙훈 기자 ] 한국국제경영관리학회(회장 민상훈 강남대 경영대학원장)는 11월26일 전남대 국제교류센터에서 ‘한국 수출의 재도약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 전략’이란 주제로 추계 정책세미나 및 학술발표대회를 열었다.

김병유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이 주제발표를, 표정호 순천향대 글로벌경영대학 교수(좌장), 고대진 IBK경제연구소장, 김영환 광주·전남지방중소기업청장, 한상곤 KOTRA 서비스산업실장, 오준석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토론에 나섰다. 이에 앞서 학회는 ‘광주·전남지역 기업을 위한 특별 세션’도 열고 이 지역 기업들의 수출활성화 방안도 토의했다.

2년 연속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한국 무역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이는 단순히 글로벌 저성장 기조에 의한 것인가. 한국 기업이 안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은 없는가. 약점이 있다면 무엇이고 이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 이런 문제의식에서 이날 세미나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국내 기업들이 핵심 기술 부족으로 수출 부진을 타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연구개발 강화와 원천기술 확보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독일형 ‘히든챔피언(글로벌 강소기업)’처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품질 제품을 수출해야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이제는 부가가치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김병유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4차 산업혁명의 대전환기에는 과거와 같은 양적 성장 전략은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과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발맞춰 ‘가치중심’의 새로운 성장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우리 무역구조를 선진국형으로 바꿀 수 있는 ‘밸류 세븐 플러스(Value7+)’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략은 △부가가치 창출 중심의 무역 △글로벌 가치사슬의 고도화 △스마트·융합을 통한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온라인 전자상거래 확산 △신흥중산층 공략 △친환경 △신통상질서 중심 확보 등 7가지 측면에서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김 실장은 “한국의 수출은 1964년 1억2000만달러에서 2015년 5268억달러로 4000배 이상 늘었고 세계 순위도 100위에서 6위로 껑충 뛰었다”며 “특히 무역 10대국 중 제조 기반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이룬 나라는 한국 중국 독일 등 세 나라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EU 중국 등 세계 3대 경제권을 비롯해 52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대외 변수에 의해 수출 성장이 정체되고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역할이 축소되고 있으며 수출의 부가가치율은 10대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세계는 저성장 저유가 디플레이션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뉴노멀’ 시대의 도래와 보호무역조치 강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파괴적 기술의 도래, 디지털경제 도래 등으로 급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무역의 틀을 수출액보다 부가가치 창출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특히 독일 일본 강소기업처럼 ‘명품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연구개발 디자인 마케팅 서비스 등 전·후방 가치사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엔진을 ‘3S’로 향상시키자고 제안했다. 3S는 ‘스마트’ ‘시너지’ ‘서비스’를 의미한다. 제조업에 스마트를 입혀 제조공정의 스마트화, 바이오 에너지 등 스마트 지식기반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마이스(MICE), 문화콘텐츠, 헬스케어 등 서비스산업의 글로벌화도 필요하고 특히 서비스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결합을 통해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에 앞서가기 위해 플랫폼을 선점하고, 신흥중산층을 매료시키기 위해 문화적인 감성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흥중산층 공략을 위해 현지경영을 강화해야 하며 현지 중산층의 제품구매욕구를 만족시키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자동차 석유화학 기계 조선 전기전자 철강 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녹색화(저탄소기술 접목)가 필요하며 신통상질서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표정호 순천향대 교수는 “주제자가 국내 수출 중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7.7%(올 1~9월) 수준이라고 했는데 이 수준이 50%까지 올라가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고 창의적인 제품 수출을 통해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는 중견·중소기업이 수출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대기업은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주력산업의 해외생산 비중은 가전 77.6%, 디스플레이 57.3%, 자동차 40.2%, 섬유 26.2%, 석유화학 18.6%, 반도체 17.0%, 기계 6.9%, 철강 6.7% 순이다.

고대진 IBK경제연구소장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응답이 47%,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32%로 나왔다”며 “그만큼 내년 경기를 우울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부진보다 더 큰 문제는 국내 기업의 핵심 기술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마트공장 등 4차 산업혁명 구현에 필요한 핵심 센서는 일본이 세계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국은 0%에 가깝다”고 말했다. 고 소장은 “롯데월드타워도 설계 토목 측량 외관 등 핵심 기술은 대부분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며 “부가가치 높은 수출을 이루려면 수출 외형 경쟁보다 기술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준석 숙명여대 교수는 “글로벌 무역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이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며 “새로운 시장 개척과 기존 시장개척의 심화, 무역에 참여하는 기업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류를 활용해 서비스무역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상곤 KOTRA 서비스산업실장은 “너무 제조업에만 매달리지 말고 콘텐츠 수출을 비롯해 의료서비스 원격진료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서비스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한류를 이용한 영화 드라마 음악 및 기타 콘텐츠 수출을 통해 수출 부가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광주·전남지방중소기업청장은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 수출은 하나의 새로운 수출모델”이라며 “이런 방식의 수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도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이건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이건 차별적인 시각에서 볼 필요는 없다”며 “한국 내 투자 유치는 좋고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나쁘다는 시각에서 각종 법령이 운영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핵심 기술을 확보하면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사업을 하든 국내로 들어와서 하든 별 문제가 없다”며 “중요한 것은 핵심 기술 확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낡은 사고의 틀에 갇힌 법체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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