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한국의 달라진 시위문화…평화적 방법으로도 충분하다-

입력 2016-12-02 16:13  

최근 최순실 씨 사건에 대해 많은 기사와 뉴스 보도가 이어지면서 시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지난 몇 주간 서울 광화문광장 등 여러 장소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지난 10월29일 시작된 촛불집회는 11월12일 이후 100만 인파 내외로 몇 주간 이어졌다. 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축제 분위기 속에서 노래, 춤 등의 공연이 펼쳐졌고 시위대는 함께 구호를 외치며 즐기자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차벽과 경찰들의 방패는 꽃 그림이 그려진 스티커들로 장식되었고(베트남 전쟁 당시 카네이션을 총구에 달면서 시작된 평화시위의 상징이다) 화염병과 피켓 대신 핸드폰과 촛불을 들고 시위에 참가한다. 물론 피켓을 들고 소리치며 경찰과 대치관계에 놓여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음은 확실하다.

최근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건에서도 시민들의 시위 중 반발이 격렬해지자 경찰 측은 물 대포를 쏴가며 시민을 위협했고 결국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또 아픈 역사라고 불리는 6월 민주항쟁과 같이 억압이 강력했던 시대의 시위와도 비교할 수 없다. 항상 시위나 소위 데모를 떠올리면 경찰과 시민 양쪽이 무력 충동을 생각하고 양측에게 모두 해를 끼치는 경우도 많았다. 사실 이러한 예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에서 펼쳐지는 양상이며 사실상 그러한 방안만이 효과적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사항에 대해서는 주최측에서 비폭력 평화 촛불 시위를 주장하였다. 경찰 측과의 동의하에 정해진 구역까지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는 방향으로 말이다. 이번 시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특징은 시민의식이다. 특히나 이번 집회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존중하는 이유는 100만명 인파가 모인 지난 몇 주간 무력 충돌과 같은 소동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평화롭게 끝났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시위가 끝난 새벽에는 의자나 길거리 정리도 마치고 해산했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잘 정리해두었고 몇몇 대학생은 장갑 없이 맨손으로 주워 담기도 했다. 이는 서울 광화문 수도권 지역을 포함해 부산 등 다양한 지역, 심지어는 해외에서도 그런 절차로 집회가 일어나 전보다 훨씬 성숙된 우리나라 시민들의 시위문화가 형성됐음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민주주의 확산이다. 이번 시위는 참가하라는 포스터나 부추기는 내용을 담은 홍보물이 거의 없었다. 그저 사회현상에 관한 관심으로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러한 자발적 참여가 오히려 더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고 성별, 세대, 이념에 상관없이 의사와 분노를 표출하는, 진정으로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다.

시위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집회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평화로운 방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촛불 시위로부터 시작된 성숙한 시민의식과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오히려 이 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힘이 된다는 것을.

김준영 생글기자 (목일중 3년) ivyandrew@naver.com

노숙자들의 자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돕고 있나

주 분포지인 서울역, 영등포역, 수원역, 부산역 등 지하철역에 가면 가끔 노숙자들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통 노숙자라고 하면 신문지 등으로 마련한 자리에서 누워 자거나 대부분 의지도 없이 작은 바구니를 하나 놓아두고 웅크려 자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사실 한국 경제의 최고 호황기였던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노숙자 수는 매우 적었다고 한다. 외환위기 발발 직후와 그 뒤 만성화된 저성장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앉은 것이다. 이들 중엔 구걸로 먹고사는 사람도 있고 일용직을 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이 많은 수의 노숙자가 한번 거리에 나앉으면 재기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가끔 언론 등에서 소개된 노숙자 인터뷰를 보면 열심히 일하기로 결심하고 일자리를 찾아도 노숙자라는 편견을 갖고 대하는 사람이 많아 무척 어렵다고 한다. 심지어 노숙자를 보고 게으르고 쓸모없는 사람이라며 욕설과 폭행을 하는 사람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노숙자의 갱생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의 편견인 것이다. 노숙자 무료급식이 너무 자주 이루어지는 탓에 자활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지만, 직업도 없고 가족도 없는 사람들이 굶어 죽게 내버려두는 것이 도덕적으로 더 나쁜 일일 것이다.

물론 간혹 자활에 성공하는 노숙자도 있다. 가구회사를 경영하다가 부도가 나서 노숙자로 몇 해 동안 지내다가 S보드를 개발하면서 미국에 특허까지 내 수백만 러를 벌어 기사회생한 사업가도 있었다. 외환위기로 10년여의 노숙자 생활을 해야 했지만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시간은 얼마짜리인가라는 자각을 하고 다시 가죽공예가로서 독하게 일하여 기사회생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극히 드문 경우고,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다가 병들어 죽는 게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에서도 내놓은 방안이 있긴 하다. ‘빅이슈’라는 잡지가 바로 그것인데, 노숙자 자활을 목적으로 편찬된 잡지이다. ‘빅이슈’ 판매원으로 임명된 노숙자는 지정 구역에서 잡지를 팔고 그 수익금의 절반 정도를 갖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자활을 준비한다. 6개월 이상 성실하게 판매원 역할을 수행하고 저축하면 임대주택 입주 자격도 주어진다.

노숙자의 존재는 나라가 사회적·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는 증거다. 하루빨리 그들의 재활을 돕고 다시 경제활동의 일원이 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김나영 생글기자 (중원중 3년) kkim9272@naver.com

억압된 교육제도를 고발하는 '죽은 시인의 사회'

자신의 꿈을 찾아라, 남에게 휘둘리지 말고 나만의 길을 개척하라. 우리는 이러한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그러나 정작 ‘장래희망’란에 작성하는 우리의 꿈은 진정한 꿈이 아닌 경우가 다반사다. 나에 대한 부모님의 기대, 꽉 막힌 입시제도, 살기 힘든 현실을 고려하며 꿈을 바꾸고 ‘나’를 바꾼다. 한 번쯤 암울한 입시 현실에서 벗어난 사고를 하는 선생님을 상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처럼 말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오랜 전통을 지닌 명문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새로 부임한 키팅 선생님은 강압적인 다른 선생님과는 달리 교실을 벗어나고 책을 찢어버리는 등 학생들에게 강렬한 인식을 심어주는 수업을 한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졸업앨범을 보던 중 키팅 선생님이 속해 있던 서클 ‘죽은 시인의 사회’를 알게 되고 이를 재결성하기로 한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엄격한 학교에서 벗어나 동굴 속에서 자작시를 읽고 이야기하며 자신을 찾고 자신을 위해 용감해진다.

이 영화에서는 억압된 교육제도를 고발한다. 전통, 명예, 규율, 최고만을 중요시하는 이 학교는 키팅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헛된 꿈을 심어준다며 키팅 선생님을 적대시한다. 즉, 진정한 삶의 가치보다는 더 많은 학생을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한 방법만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교육제도는 어떠한가. 영화 속 교육제도와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제도를 비교하자면 다를 것이 없다. 학교는 입시만을 목표로 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이 과연 우리를 성장시키는 교육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키팅 선생님만큼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교육의 변화가 필요하다. 노벨상 필즈상 수상자를 12명이나 배출해 낸 프랑스 교육제도는 정해진 답만을 쫓아가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생각을 길러주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하고 있다. 하버드에서도 교육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에릭 마주어 하버드대 물리학 교수는 강의식 수업에서 조별 토론식 수업으로 바꾸어 학생들에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게 하였다.

세상은 진보하고 있다. 지금의 교육으로는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기 힘들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말은 한국 교육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제는 과거에 멈춰버린 대한민국의 교육제도를 변화시켜 문제를 풀어내는 기계가 아니라 삶의 가치를 깨닫고 확장된 사고를 하는 인재를 키워내야 할 것이다.

강미미 생글기자 (수피아여고 2년) beauty_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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