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 정확히 아는 임원 등 총수 곁에 있어야 답변 원활"
[ 장창민 기자 ] 6일 청문회를 앞두고 관련 그룹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총수가 증인으로 참석하는 아홉 개 그룹 대관팀은 국회 청문회장과 증인대기실 등을 미리 답사하는 등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그룹은 예상질문을 만들고 답변을 마련하느라 주말에도 분주히 움직였다. 일부 그룹은 방송기자 출신 임원을 투입해 청문회 예행연습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 그룹은 총수의 답변 한 마디 한 마디가 기업 평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문구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는 답변을 했다간 두고두고 ‘흠집 내기’ 공격에 시달릴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총수와 함께 청문회장에 입장할 수 있는 배석자를 늘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국정조사 특위는 일단 청문회장에서 총수 인근에 있을 수 있는 배석자를 변호사와 수행비서 두 명으로 제한했다. A그룹 임원은 “최순실의 국정농단 관련 사항을 총수가 나중에서야 보고받은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안을 정확히 파악하는 임원 배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과거 청문회를 돌이켜보면 의원들이 돌출발언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배석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B그룹 임원은 “총수가 일상적인 경영·영업활동의 모든 것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원활한 청문회를 위해서라도 변호인 등 배석자 수를 3~4명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고령의 총수를 고려해 적절한 휴식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C기업 임원은 “회장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규칙적인 정회를 통해 휴식 시간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뜻도 특위 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청문회에 출석하는 대기업 총수 중 70세 이상은 세 명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만 78세,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각각 77세와 71세다. 일부 기업은 국회 근처에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킬 예정이다.
기업들은 청문회가 TV로 생중계되는 것에도 부담을 갖고 있다. D기업 임원은 “기업인들을 무더기로 불러놓고 호통을 치거나 공개 망신을 주는 장면이 여과 없이 TV로 방송되면 기업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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