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돈 버는 산림' 키운다

입력 2016-12-05 18:27  

경제림 늘리는 산림청

방치된 전국 사유림 활용
선도 산림경영단지 조성
10년간 150억원 투자
임업인 소득 증가 기대



[ 임호범 기자 ] 산림청이 목재의 안정적 수급과 우량 목재 증식을 위해 11년 만에 경제림 구획을 전면 조정했다. 방치돼 있는 사유림을 집단화·대형화해 경제림으로 육성·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했다. 이번 경제림 구획 조정으로 임업인의 평균소득은 현재 3222만원에서 2020년 3500만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산림청은 2005년 지정한 경제림 450개 단지(292만㏊)를 387개 단지(234만㏊)로 축소 조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경제림 중 국유림 105개 단지(58만㏊)를 112개 단지(66만㏊)로 늘린 대신 사유림 345개 단지(234만㏊)를 275개 단지(168만㏊)로 줄여 산주의 산림경영 효율성을 높였다.

한국 산림면적은 전 국토의 64%인 634만㏊다. 이 중 국·공유림이 33%인 209만㏊를 차지한다. 나머지 67%인 425만㏊가 사유림이다. 사유림 경영 활성화가 임업 발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전체 사유림 산주 212만명 중 경영에 관심이 없는 부재산주가 56%를 차지한다. 소유 규모도 2㏊ 미만을 보유한 산주가 전체의 85%에 달해 산림경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구조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경영이 불가능한 지역이 많아 구획을 조정했다”며 “오스트리아 등 임업 선진국처럼 인접한 산주들이 산림경영에 참여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인접 산주들이 조합을 결성하거나 공동 사업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평가·선정해 10년간 매년 15억원, 총 1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을 통해 13개인 선도 산림경영단지를 2020년까지 30개로 확대한다. 선도 산림경영단지는 각 산주의 경영 면적을 규모화·집단화하고 투자를 집중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임업 선진국에서는 산주 협업을 통해 산림자원의 활용가치를 높이고 있다. 오스트리아 산주들은 농업 상공회의소에 의무적으로 가입해 경영협의체를 구성한다. 2㏊ 미만을 소유한 산주 8만명이 가깝게 붙어 있어 임도(산에 낸 도로) 등을 공유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은 2020년까지 목재 자급률 50% 달성을 목표로 영세 산림소유자, 산림조합, 민간사업 단체 등을 모아 산림사업을 펼치고 있다.

산림청은 선도 산림경영단지가 늘어나면 산주 소득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가당 소득이 현재 전체 가구 평균 소득(지난해 4767만원)의 66%에 불과하지만 2020년 75%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림 소득 외에 임산물 및 산림복지도 활성화될 것으로 산림청은 예상했다. 경제림 구획 조정으로 청정임산물 생산액은 지난해 1조9442억원에서 2020년 2조3000억원으로, 산림복지 서비스 수혜 인원은 2000만명에서 4000만명으로 늘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산주의 사업 추진, 벌채 및 정산에 이르는 절차를 주도하는 산림플래너 전문가를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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