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증인 없는 '최순실 청문회'] 최순실·김기춘·우병우 쏙 빠지고…"결국 기업인만 불러 들쑤시나"

입력 2016-12-0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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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 청문회'되나

증인 27명 중 절반 가량 7일 청문회 불출석 확실
우병우, 주소지 자주 옮겨 출석요구서 전달 조차 안돼

6일 총수 9명 100% 출석
"기업인만 봉 된 것 같다"
총수자리 나이 고려해 배치



[ 장창민 / 유승호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규명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가 6일, 7일 잇따라 열린다. 재계에선 정작 사태의 본질과 관련된 핵심 증인들은 쏙 빠지고, 기업인들만 나와 보여주기식 ‘정치 쇼’에 들러리만 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열리는 1차 청문회에 출석하는 기업인 증인은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총수 아홉 명이 함께 나온다. 특위 위원들은 “이참에 정경유착의 뿌리를 뽑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다음날 예정된 2차 청문회는 ‘알맹이’ 빠진 맹탕 청문회가 될 판이다. 핵심 증인들이 대거 빠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최순실·최순득·장시호 씨 등은 이미 불출석사유서를 냈다. 차은택 씨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도 구속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그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등은 주소지를 자주 옮겨 출석요구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해외에 있는 정유라 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2차 청문회 증인으로 합의한 27명 중 절반가량이 이런저런 핑계로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선 결과적으로 최순실 국정조사가 아니라 기업인 청문회가 됐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국회 눈치를 봐야 하는 기업인들만 100% 출석하는 모양새가 돼서다. 한 10대 그룹 임원은 “기업인들로선 어떤 여론 재판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중요한 경영 일정을 모두 제쳐놓고서라도 출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인들만 봉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진실 규명이 이뤄지겠느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그룹 총수들은 6일 오전 10시 전까지 국정조사 청문회장에 들어설 예정이다. 국회 본관 1층 후문 쪽으로 입장한다. 특위 측은 입구부터 청문회장에 들어갈 때까지 포토라인을 설정하기로 했다. 고령의 총수가 많아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청문회장엔 그룹마다 총수와 변호사 한 명, 수행원 한 명씩만 들어갈 수 있다.

청문회장 내 총수들의 자리는 나이를 고려해 배치됐다. 건강상 문제에 대비해 출입이 비교적 편리한 앞줄 양쪽 끝에 가장 나이가 많은 정몽구 회장(78)과 손경식 CJ그룹 회장(77)이 앉는다. 비교적 젊거나 질문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의 자리는 가운데 쪽에 배치됐다. 김성태 특위 위원장과 정면으로 마주보는 자리로, 방송 카메라에 많이 노출돼 심리적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장창민/유승호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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